▲이규수
마지막 화면을 보면 그가 과연 조선 독립을 지원한 인물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부인에게 보낸 1912년 4월 3일자 편지에서, 일제통치를 조선의 당연한 운명으로 치부한 그의 인식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하고 있는 것은 신이 명령한 특수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이 국가주권을 회복하고 진정한 독립국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예수를 믿고 신의 가르침대로 살아간다면 독립할 수 있다."
식민통치를 신이 부여한 운명으로 알고 일단 예수를 믿고 난 다음에 독립을 기대해야 한다는 그의 일기장에서, 과연 조선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을까? 그보다는 모욕감을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마스토미는 겉으로는 조선인을 위하는 것처럼 활동했지만, 실은 조선인들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독립심을 저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학교를 세우고 전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지역과 일부 종교인들이 그를 칭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어떤 이유에서 학교를 세웠고 어떤 이유에서 '예수님'을 내세웠는지를 명확히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추진한 활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의 일기장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그도 결국 일본인이었다는 점이다.
위선적 일본인인 마스토미 야스자에몽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된 사실은, 일제식민통치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아직도 불철저함을 보여 주는 한 가지 사례가 될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식민통치의 위험성만 강조했을 뿐, 속에 은폐되어 있는 본질적인 위험성은 간과했던 것이다.
총칼을 앞세운 침략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문화를 앞세운 침투일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의 친일청산은 한국인의 의식 속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은 눈에 보이는 총독부 청사만 허물었을 뿐, 의식 속에 숨어 있는 총독부 청사는 허물지 못했다. 교묘한 방법으로 조선인 지배를 꾀한 '영악한' 일본인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훈장 수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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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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