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역송유미
줄기와 껍질(고련피)은, 청열, 조습, 살충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딸을 낳으면 이 멀구슬나무를 키웠다가 장롱을 만들어 보낸다고, 원래는 염주를 만들었다고 하여 목구슬나무로 부르다가 멀구슬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정갈한 자갈돌 위에 올려놓은 꽃화분과 정원수들이 잘 가꾸어진 해운대 역. 역사의 건물은 주위의 화려한 맘모스 건물이 늘어나도 예전과 똑같은 모습. 그래서 더욱 정겨운 해운대역.
해운대는 너무 유명해서 모두들 잘 알고 있지만, 해운대의 아름다운 바다에 가려, 숨겨진 그리운 전설을 찾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파트 숲에 묻혀 버린 장산은 그 옛날 장산국의 성터. 청사포는 바다로 나간 지아비를 기다리는 망부석이 있다.
해운대 동백섬에는 인어공주상과 최치원 선생의 시 9편이 새겨진 돌병풍과 최치원 선생 동상이 있다. 동백섬 바닷가 암벽에 직접 새겼다는 해운(海雲) 두 글자는 선생의 필력을 느낄 만큼 아직 선명하다.
그 당시도 지금의 정치판처럼 어지러운 정치상황과 사회 현실로, 선생은 6두품 출신으로서 한계를 느끼고 대략 40여 세의 나이로 속세를 등지고 유랑했다고. 최치원 선생과 해운대는 별리 될 수 없고, 오랜 세월 수많은 묵객과 시객과 가객이 해운대를 찾아와 바다를 노래했다.
하지만 해운대 파도소리보다 시적인 시는 그리 많지 않다. 자연이 바로 시고 노래인 해운대. 해운대 역사 앞에 묵객처럼 멀구슬나무는, 세상을 등지고 하늘을 향해 시를 쓰고 있다.
저 중아 산이 좋다 말하지 말게
좋다면서 왜 다시 산을 나오나
먼 훗날 내 자취 돌아보게나
한번 들면 다시는 안 돌아오리
동백섬 산정을 내려와 동백섬 동남쪽
- 저중에게, 최치원
나무의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