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1928년에 태어나 열네살에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춤을 춰 본 적도 없었지만 끌려갈 때 무자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마이코라 불리었습니다. 1946년 끌려갔던 팔라우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딸의 제사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의 이름은 강순애였고 2005년에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습니다.
김선우 시인이 <열네 살 무자>라 제목을 달고 강순애 할머니의 삶을 시에 담은 뒤 경기도 퇴촌 원당리에 있는 나눔의 집으로 보냈습니다. 할머니들 앞에서 읽기는 손정순 시인이 읽었습니다.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아주 오래된 오늘 얘기."
오래된 얘기라면 과거의 얘기일진데, 시인은 이 얘기가 아주 오래된 얘기인데도 오늘의 얘기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 얘기의 할머니들이 아직도 그때의 상흔을 그대로 안고 오늘을 살고 계십니다. 바로 그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정신대' 할머니들 몇 분이 함께 살고 있는 나눔의 집에 시인과 춤꾼들이 찾아왔습니다. 16일 토요일 한국문학평화포럼이 그 첫행사로 나눔의 집 문학축전을 연 것이었습니다.
사진으로 행사장의 풍경들을 둘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