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본사 건물.오마이뉴스 권우성
특히 현대·기아차 그룹은 24일 "불법 파업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면서 "정상 조업뿐만 아니라 잔업 거부로 발생하는 회사 측 피해에 대해서도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노조를 압박했습니다. 현대차 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액이 850~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고,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를 부각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번 금속노조의 파업 강도는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게 노동계 시각입니다. 금속노조는 파업 시간이 사업장별로 총 12시간(부분파업 2시간, 전체파업 10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지난 19일 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파업으로 각 사업장의 생산 목표에 차질을 빚는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번 총파업을 두고 '해외 수출과 내수 판매에 영향을 준다'는 정부·재계 측 입장과 '단기파업이기 때문에 특근 등으로 만회가 가능하다'는 금속노조 측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파업의 성격 ▲절차상 합법성 여부 ▲자동차 산업의 한·미FTA 수혜 여부 등을 두고 정부·재계-금속노조는 서로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금속노조 파업을 쟁점별로 정리했습니다.
[쟁점1]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 vs "일자리 등과 직결된 생존권 투쟁"
먼저, 이번 한미FTA 반대 총파업이 '불법 정치파업'이라는 정부·재계 측 입장과 '생존권 투쟁'이라는 금속노조 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3개 부처 장관의 공동담화문에서 밝혔듯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 관계없는 정치파업으로 명백한 불법"이라고 금속노조를 압박했습니다.
반면 금속노조는 이번 파업이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한미FTA 협정이 체결되면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금속노조는 같은 날(21일) 발표한 '정부 담화문에 대한 입장'에서 "정부 측 주장은 IMF 외환위기로 인한 개방이 노동자의 삶과 관련이 없다는 주장만큼이나 허황된 것"이라면서 "한·미FTA는 고용 불안과 노동권의 후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도 지난 21일 별도의 성명을 내고 "파업철회가 아니라 한·미FTA 철회가 해법"이라면서 "서민 생계를 벼랑으로 내몰고, 사회 갈등을 촉발시킬 망국적 한미FTA 체결을 중단하라"고 정부를 겨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