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숙변에 특효, 함초의 놀라운 효능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일본은 천연기념물, 유럽은 고급식재료, 우리는 잡초

등록 2007.06.26 11:26수정 2007.06.2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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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1)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식물은?
질문2)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물은?
질문3) 일본은 천연기념물, 한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은?
질문4) 한국에서는 알려지지 않아서 웬만한 사람은 맛보지 못했고, 유럽에서는 고급 식재료여서 맛보기 힘든 식물은?
질문5) 바닷물 속에 함유된 모든 미네랄 성분이 고도로 농축되어 있는 식물은?
질문6) 이 식물의 세계 최대의 자생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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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비빔밥 ⓒ 맛객

질문 1~5번까지의 정답은 '함초'이다. 줄기에 마디가 많고 통통하다고 해서 우리말로는 '통통마디'라고 부른다. 질문 6의 함초 세계 최대의 자생지는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이고 제주도와 서남해의 섬들에서도 자란다. 이렇게 너무 흔해서일까? 함초의 약효는 동의보감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뿐이겠는가? 우리나라 그 어떤 의서에도 함초의 효능에 대해 적혀져 있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근래 들어 미네랄의 보고로서 그 약효와 효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점차 주목을 받고 있는 식물이자 나물이고 약초이다. 약초로서뿐만 아니라 훌륭한 자연식으로서 갖가지 요리가 개발되고 있으며, 이미 함초비빔밥을 파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함초를 가지고 숙성시킨 고깃집도 생겨났다. 함초는 음식으로서 안전한 자연의 먹거리이지만 그 자체로도 훌륭한 조미료가 된다.

함초를 먹어보면 약간 시큼하면서 짠맛이 난다. 해안이나 갯벌, 염전 주위에 무리지어 자라면서 소금기를 흡수하며 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함초에 깃든 소금의 품질은 일반 정제염이나 천일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고 한다. 바닷물을 빨아들여 독소는 걸러내고 몸에 이로운 미네랄 성분만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쓰고 혀를 자극하는 기분 나쁜 짠맛이 아닌 달면서 상쾌한 느낌의 짠맛이 난다. 짠맛 나는 함초를 많이 먹어도 갈증 나지 않은 이유는 이로운 성분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므로 함초에서 추출한 소금이 고가에 팔리고 있는것도 당연한 일.

함초 소금이 고가인데다 쉽게 구할 수도 없다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함초 즙을 짜서 간장처럼 사용해도 되고 함초 분말가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 함초를 나물에 첨가하는 것도 해 볼만 하겠다.

미네랄의 보고 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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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 서해나 남해 바닷가 해안이나 갯벌 염전에서 무리지어 자란다 ⓒ 맛객

함초는 여러 가지 약효 중에서 특히 숙변제거와 변비퇴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함초에 함유된 효소의 역할이 크다. 효소는 창자벽에 끈적끈적하게 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는 숙변을 분해하여 몸 밖으로 내 보내준다.

바닷물 속에는 효소가 들어 있는데 갖가지 유기물을 분해하여 물을 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이 효소가 함초에 농축되어 있는데 우리 몸 속에 들어가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처럼 몸에 좋은 함초가 여태껏 방치되다시피했으니 의아한 일이다. 아마도 짠맛 외에는 특별한 맛이 없기 때문에 식품으로서 가치를 못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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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볶음, 열무김치, 무 된장국, 함초비빔밥 ⓒ 맛객

혀가 원하는 것만 먹고 사는 현대인들이 결국 비만과 성인병에 직면한 현실을 감안하면 지금이야말로 먹거리의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몸에 좋은 약은 대부분 쓰다는 걸 감안하면 달콤한 유혹에서 반드시 벗어나는 게 먹거리 혁명의 시발점이 되겠다.

<야생초편지>의 황대권 저자도 말했다. 야생초를 비롯한 자연의 먹거리에 길들여지기 위해선 먼저 자기 몸부터 정화시켜야 한다고. 무슨 말인가? 온갖 인스턴트 식품이나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입맛은 자연식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인공적인 음식을 멀리하는 게 자연식 입문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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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비빔밥을 비비고 있다 ⓒ 맛객

함초가 몸에 좋은 식품이라고 해서 한 번 먹어본 사람은 다시 먹지 않을지도 모른다. 앞서 얘기한 대로 달콤한 유혹에 빠져 있는 사람일수록 그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함초는 그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음식 중에 하나인데 입이 거부한다고 먹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울 노릇이다. 그러니 자신의 몸은 건강하지 못한 음식에 저당 잡힌 채 오늘의 달콤함만을 탐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대로 자연식을 추구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함초는 귀하고 맛있는 식품이다. 함초를 살짝 데쳐 깨소금으로 버무려 무생채와 함께 밥을 비벼보시라. 서걱서걱 씹히는 식감과 청감은 기분 좋은 맛이고 상쾌한 맛이다. 함초가 들어간 몸은 기분이 좋아 춤이라도 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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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비빈 상태. 강낭콩도 보인다 ⓒ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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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비빔밥을 한 숟가락 떴다 ⓒ 맛객

같은 채식이라 하더라도 인위적인 개량종 채소가 판을 치는 것도 부족해,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재배하고 다시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음식에서 느끼지 못하는 맛이 함초에는 있다.

함초비빔밥을 먹는 모습을 일본 사람들이 본다면 어떤 기분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자신들의 천연기념물을 우리는 비빔밥으로 먹고 있으니 말이다. 함초에 있어서만큼은 우리는 복 받은 나라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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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쥬스, 함초에 요쿠르트 2개를 넣고 갈아 만든것이다. 맛은 키위쥬스와 흡사하다 ⓒ 맛객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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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 #함초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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