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세계시민기자포럼에 참가한 오마이뉴스 국내·외 시민기자들이 27일 저녁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환영리셉션에 참가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한국-송성영] "말은 달라도 우린 통했다"
난 '사는 이야기'를 주로 쓴다. 작년에 세계시민기자포럼 때 그 이야기를 발표했다. 난 반은 다큐멘터리 방송으로, 반은 농사로 먹고 산다. 시골에 농사지을 땅도 없이 빈 농가에 들어갔다. 허름한 집을 고쳐가면서, 나는 밭일하고 아내는 재봉틀로 아이들 옷을 고쳤다. 적게 버는 부모 덕분에 아이들은 산과 밭에서 나는 걸 먹었다.
도시 생활로 망가졌던 건강도 좋아졌다. 시간도 많아졌다. 아이들은 시간 많은 부모들과 공부했다. 그림 전공한 아내는 도시에선 엄두도 못 내던 그림을 그렸다. 난 방송에 쫓기지 않고 쓰고 싶은 글을 썼다. 적게 벌어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단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거기에 <오마이뉴스>가 있었다. 우리 가족 이야기를 <오마이뉴스>에 썼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린 지 벌써 5년째 접어든다.
사는 이야기 올리며 나를 돌아보고, 이웃과 부족한 세상 메워가는 참여 공간이 된다. <오마이뉴스>는 시골에 파묻혀 사는 내게, 생각이 같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공간이기도 했다. 자연친화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만나고 오늘처럼 외국인들도 만나고 있다.
내가 영어도 모르는 국제적인 촌놈인데 특별한 외국인을 만났다. 작년 이맘때다. 영어로 우리 집에 전화가 한 통 왔다. "여기는 공주 고속버스 터미널이다." 그래서 내가 "거기서 기다려라. 30분 뒤 만나자." 그런데 통했다. 영어로 말했지만 프랑스 사람이었다. 프랑스 시민기자인 그가 아들과 함께 찾아왔다.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내가 사는 이야기 소개한 게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찾아오라고 했더니 정말 불쑥 찾아온 거다. 그녀는 한국에 처음 왔다고 했다. 낯선 시골에 통역자 하나 없이 찾아온 거다. 대단한 거다.
내가 1500평 이상 농사를 짓는데, 거기 채소 뜯어 된장찌개 해서 식사했다. 우린 평소 밥상인데, 그들 모자는 처음 보는 밥상인데도 맛있게 먹더라. 점심 먹고 한국 전통차인 녹차 마셨다.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저녁엔 유적지를 방문했다. 사찰 처음 방문이라고 아주 신비로워했다.
집에 돌아와 기사 쓰기 위해 서로 인터뷰했다. 사실 내가 불어 전공했는데, 난 불어 모른다. 번역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들어갔다. 단어 몇 개로 감을 잡아서 대화했다. 그 뒤에 나도 기사 올렸고 그분도 두 꼭지 걸쳐 기사를 올렸다. 그분 올린 몇 구절로 대신한다.
"송씨가 말했다. '자연은 마법과 같다.' 난 그가 한 말을 이해한다."
우리가 올리쉬 가족을 말한 건 한 마디로 압축 가능하다. 고맙습니다. 올리쉬 가족과 헤어지면서 생각했다. 국경 초월해 우리가 고맙단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세계시민기자포럼 끝나면 누구든 우리 집에 와라. 단, 떠날 때 그리움이 밀려올 수 있는 그냥 웃는 얼굴 하나면 족하다. 반가움으로 만나고 그리움으로 헤어진다면 세상은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일본-노리히로 미타] "시민저널리즘은 한일 교류의 장"
지금 보는 건, 내가 아키하바라에서 찍은 사진이다. 난 현재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한다. IT 관련 기술 컨설팅으로 활동한다.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출간했다. 최근엔 사진 찍는 일도 겸한다. 사진 관련 컨설팅도 겸한다.
내가 <오마이뉴스>에 지금까지 투고했던 기사나 사진이 150건이 넘는다. 여러 시민기자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 한국과 일본의 시민기자 친구 만들기 행사였다. 작년 12월 개최한 행사였다. 이를 위해서 한국 시민기자 30여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 시민기자 한 25명 정도가 같이 만났다. 6개 팀으로 나눴다. 각자 관심사 따라 나눴다. 야스쿠니 신사나 대학들을 방문했다. 내가 소속된 팀은 아키하바라를 방문했다. 난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아키하바라를 방문했다.
아키하바라는 사실 애니메이션 거리로 설정하긴 사실 무리였다. 애니메이션보다 오타쿠의 천국이었다. 특정분야 미치도록 집착하는 사람들 천국이었다. 과거엔 컴퓨터 부품을 주로 팔았는데, 지금은 오타구의 천국이다. 코스프레 아나? 코스프레도 많다.
아키하바라에서 애니메이션 전문으로 하는 디지털 할리우드를 방문했을 때, 감독이 있었다. 그 감독이 <데스노트>에 대해 강의했다. 그런데 한국 시민기자들에겐 별로 인상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당연한 게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
이번 포럼 통해 한국 시민기자들 가운데 일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많단 걸 배웠다. 한국과 일본은 비슷하다.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사람처럼 닮은 사람이 없을 거다. 문제는 한국을 싫어하는 '혐한류'가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극성이다.
그런데 난 공동취재 통해 한국과 일본이 얼마나 가까운 국가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시민저널리즘은 시민이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우정을 다지는 장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를 아는 기회가 되고 있다. 국가와 국가간에 깊은 골이 있다면 <오마이뉴스> 통해 채우고 그 벽을 허물 수 있지 않나 기대한다. <오마이뉴스>가 플랫폼으로 역할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