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양>으로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아, '국민 여배우'란 호칭을 얻은 영화배우 전도연. 사진은 지난 2006년 2월 9일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장면.오마이뉴스 남소연
얼마 전 전도연이 문화관광부 장관실에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이를 통해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고,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매체들이 붙인 이름이 '국민 여배우 전도연'이었다.
지난 6월 2일자 <중앙일보> 설문조사가 있었고, 기사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칸의 여왕'으로 등극한 전도연이 '국민 여배우'로 낙점 받았다. 전도연(30.3%)은 근소한 차이로 이영애(28.3%)를 제치고 1위로 꼽혔다. 강수연, 김혜수, 문소리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 여배우'라는 말 외에도 국민이라는 단어가 어느새 봇물 터지듯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국민 배우 안성기, 국민 여동생 문근영, 국민 MC 유재석 그리고 국민 스타, 국민 개그맨, 국민 영화, 국민 드라마, 국민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국민'이라는 호칭은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국민이라는 단어가 최고의 평가로 여겨지는 모양새를 보이기 때문이다. 각종 방송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대 재생산한다. 이 가운데 '대중'이라는 말은 사라졌다. 물론 대중이라는 말이 더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초점은 국민이라는 딱지가 과연 그렇게 좋은 의미일까라는 점이다.
자기주장 강하면 '국민 여동생' 될 수 없다?
국민 MC 유재석의 경우, 지나치게 잘 생기지도 않고, 부드러우면서 겸손하고, 적당하게 남을 추켜세우면서도 적절한 몸가짐을 보여준다. 국민 배우라는 안성기, 온 국민의 여동생 문근영에서도 당차고 거친 모습은 없고 순한 모습이 크게 부각된다. '국민 배우'는 무난하고 인내력이 포용력이 있는 인물, 어떻게 보면 모나지 않은 인물이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좋은 인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개성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은 어느 때 붙을까? 자기주장을 잘하고, 주체적이고 순수하지 않아 보이고 여기에 예쁘지 않으면 여동생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여동생에 대한 편견을 강화 한다.
모난 돌이어서는 절대로 국민이라는 단어가 붙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자기주장이 강한 이들은 싸가지 없고, 무례하고 거만하며 예의 없는 인물로 여겨지는 가운데 그 반대의 성향을 보이면서 폭넓게 인기를 누리면 국민이라는 단어가 붙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