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나니'... 공군 병사가 키우는 고라니

20전투비행단 장병들 어미잃은 새끼 고라니 정성으로 돌봐

등록 2007.07.04 14:10수정 2007.07.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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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니'에게 우유를 먹이는 손정환 병장

''나니'에게 우유를 먹이는 손정환 병장 ⓒ 20전투 비행단 정훈실


'나니'는 새끼 고라니 이름이다. 이 고라니가 이런 예쁜 이름을 얻게 된 것은 공군부대의 한 병사에게 구조되면서 부터다. '나니'가 처음 발견 된 것은 지난달 20일로 공군20전투비행단 헌병대대의 손정환 병장에 의해서다.

이날 손 병장은 부대 외곽 철조망 부근의 제초작업을 하던 중 수풀 속에서 크기가 30㎝도 안 되는, 갓 태어난 새끼 고라니가 죽은 어미 옆에서 젖을 먹지 못한 채 굶어 지쳐 쓰러져 가느다란 신음소리만 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손 병장은 "다가가 새끼를 살펴보니 죽지는 않아 비록 짐승이지만 산 짐승을 그대로 죽어가게 버려 둘 수가 없다는 마음에서 내무반으로 데리고 와 우유와 물을 데워 먹이자 사지를 움직이며 살아났다"며 구조 당시를 설명했다. 손 병장은 누구보다도 고라니를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있어 '고라니 아빠'로 불리고 있다.

구조된지 10여일이 지난 지금 이 고라니는 손 병장뿐만 아니라 전 소대원의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라 소대의 귀염둥이로 자라 '나니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발견 당시에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으나 이젠 장병들을 졸졸 따라 다닐 정도로 기운도 차리고 몸집도 커졌다.

20전투비행단 관계자는 "장병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임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기 위해 어미 잃은 고라니 새끼를 키우도록 허락했다"고 말했다.

이 부대 오진숙 중위(정훈실)는 "나니가 더 자라 야생으로 돌아가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될 부대 내 억새밭이나 인근지역의 가야산 등을 선택해 방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0전투 비행단 내의 숲풀과 억새밭에는 수십마리의 고라니와 산토끼, 너구리, 오소리, 등의 산짐승들이 잘 보존된 자연 상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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