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와 가지 껍질까지 이용한 과일접시 화려하죠.최종수
저녁식사를 마치고 주방으로 갔습니다. 형수님은 설거지를 하고 난 식탁에서 과일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참외 하나를 8등분으로 깎았습니다. 토마토도 8등분했습니다. 단조로운 과일 접시에 무언가가 부족했습니다.
"형수님 요즘 피는 꽃들이 무엇이 있죠?"
"제가 밖에 나가 보죠."
참외 껍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껍질을 가위로 오려서 꽃잎을 만들었습니다.
"이 꽃 어때요?"
"앙증 맞은 게 딱이네요."
참외 위에 꽃 한 송이씩 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중앙에는 다섯 송이를 꽂았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부족했습니다. 검은 보라색 가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가지다."
4cm 정도 가지를 잘라 8등분해서 속살을 도려냈습니다.
"정말, 순발력 대단하네요. 어떻게 참외 껍질과 가지 껍질까지 이용하실 생각을 하셨어요."
"글쎄요, 형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기발한 발상을 한 것이지요."
"형님!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사랑하는 형님아! 왜 태어났니."
주방에서 접시를 들고 안방으로 갔습니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해바라기처럼 웃기만 하는 형님,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여보, 형님, 생일 축하합니다."
"자-, 포도주 한 잔씩 받으세요."
"시집 올 때 가져온 유리잔에 포도주 한 잔, 너무 근사한데요."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정말 근사한 생일케이크네요."
"산골짜기 마을에서의 깜짝쇼 치고는 너무도 훌륭한데요."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생일파티가 어디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