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공간으로 편리성과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현재도 전국적으로 꾸준히 공급되고 있지만 층간소음문제로 인한 이웃 간의 분쟁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주 일요일(7월 1일)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위층에서 자정이 넘어 1시가 되도록 아이가 뛰어 다니기에 참다못해 올라가서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더니 미안한 기색은커녕 이웃 간에 그 정도도 이해를 못 해주냐며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나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말을 하나마나 애는 여전히 뛰고 어른까지 일부러 그러는 듯 쿵쿵거리는 소리는 더욱 크게만 들렸다.
아파트는 내 집이기 이전에 여러 세대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동주택으로 공공질서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곳이다. 물론 시공과정에서 방음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이웃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 편하면 된다는 폐쇄적인 사고가 더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층간소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 이웃은 소음문제로 위층과 말다툼을 하고 불편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 견디다 못해 이사를 온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두 부부만 사는 50대 주부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정신치료제를 복용해야만 잠을 이룰 정도로 “집이 아니라 지옥이라며 때때로 살인 충동까지 느낀다”고 했다. 실제로 이웃의 소음을 참지 못하고 난투극을 벌이다 살인행위로 까지 발전한 사례가 매스컴을 통해 보도된 바 있듯, 층간소음문제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상태다.
하루 종일 일터에서 시달린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가정이 몰지각한 이웃으로 인해 안식처가 되지 못하고 지옥 같이 느껴질 정도라면 이는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시켜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여러 차례 주의를 주었음에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고의적이거나 상습적인 소음발생으로 이웃에게 계속적인 피해를 줄 경우, 주거환경을 해치는 주범으로 간주하고 주민대책회의 등을 통해 이주를 요구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도 강력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파트에선 이웃을 잘 만나는 것이 삶의 질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필자가 먼저 살던 곳에서는 위층에 아이가 둘(초등1년생 딸, 유치원생 6살 아들)이나 있었음에도 거의 소음을 느끼지 못하고 살 수 있었던 것은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젊은 부부는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아파트의 특성에 맞게 아이들 가정교육에 힘썼다. 일단 집에 돌아오면 어른, 아이 모두 예쁜걸음(체중을 발 앞꿈치에 실어 걷는 걸음)으로 걷는 등 생활예절이 몸에 배도록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였으며 조기 외국어 교육보다 인성교육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필자가 경험한 두 가정을 비교해 볼 때 피해를 주고도 이웃의 이해부족으로 돌리는 삐뚤어진 사고를 가진 경우와 모범적인 생활태도의 젊은 부부와는 큰 대조를 보인다. 층간소음 발생 원인이 주택 구조뿐만 아니라 입주자 개개인의 인격과도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