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정보 위에 '나는' 정보 있다

[홍용석의 부동산 과외 69] 부동산초보투자자, 원칙부터 배우자

등록 2007.07.18 09:59수정 2007.07.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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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학 교과서를 보면 ‘효율적 시장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효율적 시장이론에서는 정보가 부동산가격에 반영되는 속도에 따라 부동산시장을 약성 효율적 시장, 준강성 효율적 시장, 강성 효율적 시장으로 구분한다.

약성 효율적 시장이란 현재의 부동산가격에 과거의 정보까지가 반영된 시장이다. 즉, 과거에 일반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만 현재의 부동산가격에 반영되어 있고, 현재시점에서 일반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라든가 혹은 아직 일반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정보는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시장이다.

준강성 효율적 시장이란 현재의 부동산가격에 현재의 정보까지가 반영된 시장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부동산가격에는 현재 시점에서 공개된 정보까지가 반영되어 있고, 일반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미래의 정보는 아직 부동산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성 효율적 시장이란 현재의 부동산가격에 미래의 정보까지가 반영된 시장이다. 현재의 부동산가격에 이미 일반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뿐만 아니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까지도 반영되어 있는 시장이다.

그러면 현실 부동산시장에는 위의 세 가지 효율적 시장 중 어떤 효율적 시장이 나타날까? 부동산학 교과서에 따르면 현실 부동산 시장에 어떤 형태의 효율적 시장이 나타나는가는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현실 부동산시장에는 준강성 효율적 시장이 나타난다고 한다. 즉, 현실 부동산 시장에서 현재의 부동산가격에는 현재의 정보까지만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반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미래의 정보는 아직 부동산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의 부동산 가격에는 아직 미래의 정보가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만일 미래의 정보를 입수하면 큰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아직 부동산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미래의 정보(가령 개발정보)를 남들보다 앞서 입수하게 되면 이 정보를 이용하여 높은 투자수익을 얻게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의 가격도 일반재화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어떤 지역이 개발된다는 정보가 일반대중에게 공개되면 그 지역의 부동산 수요가 늘게 되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올라간다. 따라서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그 지역에 투자해 놓으면 높은 투자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투자자들이 미래의 정보를 얻고자 애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고 보면 부동산투자로 돈 버는 건 참 쉽고 간단하다. 일반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미래의 정보만 입수하면 되는 것이니까. 이론상으로는 이렇다. 그러면 실제로도 그럴까?

얼마 전에 도시개발 전문가들이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도시개발에 관한 강의를 하던 중 일반대중에게 아직 공개되지 않은 도시개발정보를 알려주는 장면이 뉴스에 공개되었다. 그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들은 아직 일반국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아직 부동산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신선한 미래의 정보를 얻고 있었다.


이론적으로 하자면 이 수강생들은 자신들이 얻은 미래의 정보를 이용하여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날 강사로 나선 전문가의 말 중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제가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벌써 00 아줌마들이 다 사놨어요. 땅 값 올라간다는 거 알고...”

벌써 그 지역을 발 빠른 누군가가 선점했다는 것이다. 그 지역에 도시개발사업이 일어날 거라는 정보는 아직 일반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지역의 땅 값은 아직 올라가지 않았다.(어느 정도는 올랐겠지만) 하지만 이미 다른 투자자가 그 지역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개발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그 정보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 정보를 가지고 큰 돈을 벌기는 어렵다. 대박의 기쁨은 발 빠른 00 아줌마들(최초로 그 지역을 선점한)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다.

부동산투자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래의 정보를 얻는 것이다. 그런데 미래의 정보라고 해서 다 대박이 나는 것은 아니다. 위의 수강생들이 얻은 것처럼 무늬만 미래의 정보는 큰 돈이 안 된다. 아직 그 지역에 투자자들의 손길이 닿기 전에 얻은 신선한 미래의 정보이어야 한다. 이 정보가 대박을 안겨주는 진짜 미래의 정보다.

그런데 이런 정보는 아무나 구할 수 가 없다. 부동사투자의 베테랑들, 남다른 정보수집 루트가 있는 사람들이나 가능하다. 부동산투자에 막 입문한 초보자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초보자들은 '혹시나 나에게도' 하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사기꾼들이 사기를 치기위해서는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상대방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이 두 가지만 알면 된다고 한다. ‘부동산투자의 성패는 미래의 개발정보에 달려있다.’라는 생각에 빠져 개발정보 찾는데 온 관심이 쏠려있는 투자자는 큰 화를 당할 우려가 있다. 이런 투자자를 노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사기꾼들이나 기획부동산업체들이 거짓 개발정보를 가지고 이런 투자자들에게 달려들 것이다. 작심하고 붙들고 늘어질 것이다. 이들의 꾀임에 넘어가면 그대로 끝장이다. 부동산시장에는 거짓으로 조작된 정보가 무수하게 돌아다닌다. 초보투자자들이 특히 조심해야할 부분이다.

초보자는 정보에 늦기 때문에 정보에 의한 투자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초보자가 얻는 정보가 걸어다는 정보라면 좀 더 노련한 투자자는 뛰어 다니는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진짜 선수는 날아다니는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 초보자는 정보를 가지고 승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잠시 화제를 돌려 보자. 어떤 투자가 성공한 부동산투자일까? 당연히 투자수익을 많이 올린 투자가 성공한 투자일 것이다. 투자수익을 내지 못하는 투자는 분명 실패한 투자이다. 그럼 어는 정도의 수익을 내야 성공한 투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부동산학 교과서에서는 요구수익률과 실현수익률의 개념으로 판단하고 있다.

요구수익률이란 부동산투자자가 원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이다. 즉, 자신의 투자로부터 최소한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익률이다. 이에 비해 실현수익률이란 투자의 결과 발생한 수익률이다. 다시 말해서 투자 후 실제로 벌어들인 수익률이다.

부동산학 교과서에서는 실현수익률이 요구수익률 보다 높으면 성공한 투자이고 그 반대이면 실패한 투자로 본다. 예를 들어보자.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 9%이고 실현수익률이 8%이다. 그러면 이 투자는 실패한 투자이다. 그런데 이 때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 7%라면 이 투자는 성공한 투자이다.

위의 예에서 살펴 본 것처럼 부동산투자의 성공여부는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에 달려 있다. 결국 부동산투자에서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 하는 것은 투자자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부동산투자에 처음 입문할 때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좋다. 요구수익률을 낮게 잡으라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부동산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는 개발정보 찾느라 헤매지 말고 차분히 상식의 내공부터 쌓아야 한다. 이점이 중요하다. 부동산투자는 거액의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초보자는 부동산에 관한 기초지식부터 습득해야하고 또 원칙에 따른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한 번의 투자로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초보투자자들은 가격상승에 의한 양도차익을 노리지 말고 보유기간 동안의 운영수익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불확실성의 위험에 흠뻑 젖은 개발가능성(대박)을 품고 있는 저 먼 외곽의 나지보다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임대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인근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본다.
#부동산 #개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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