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6월항쟁도' 철거 논란... 갈등 예상

총학생회 "교내 미관상 지워야", 학내 구성원 '반발'

등록 2007.07.18 17:18수정 2007.07.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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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벽화
동아대 벽화강정호
동아대 벽화
동아대 벽화강정호

동아대학교 총학생회가 최근 동아대(승학캠퍼스) 교내 교수회관 벽면에 벽화형식의 아크릴로 제작된 '6월항쟁도'를 교내 미관상의 이유로 지우겠다는 입장을 밝혀 갈등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9일 동아대학교 교정에 '6월항쟁 기념비' 건립과 '6월항쟁 20주년 기념식'을 거행하며 전국적인 6월항쟁 20주년 기념사업에 함께 해왔던 '동아대학교 6월항쟁 2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이하 동아대 6월항쟁 준비위)는 총학생회 방침에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상반된 입장이 밝히고 있다.

동아대 6월항쟁 준비위는 행정당국, 교수들과 졸업생 동문, 일부 재학생들이 함께 87년 6·10 민주화 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리고, 모교의 6·10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동아대(승학캠퍼스)에 소장된 '6월항쟁도'는 1988년도에 학내 그림패 열린그림마당이 현 교수회관 벽면에 크기 30mX3m로 권력과 맞서 싸우는 민중들이 결국 통일된 해방세상을 만든다는 내용으로 제작했다. 이 그림은 뒷날 경찰을 그린 형상만 훼손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또 지난 2005년 서울 소재 산방이란 연구공간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공기금을 받아 간접 자료를 수집한 결과, 제작당시부터 현재까지 존속된 몇 안 되는 대형벽화로 등재된 바 있다.

사단법인 민족미술인협회 지역위원회(위원장 배인석)은 87년 민주화 항쟁이 2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그림이 남아 있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민미협에 따르면 당시의 시대상을 같이 했던 많은 작가들의 작품과 현장에서 사용되었던 걸개그림 등이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소장되어 있지만, 당시 국가 공권력에 의하여 망실되고 훼손되는 사건을 거치면서 생생한 미술자료들을 후세대들에게 보여 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동아대학교 승학 캠퍼스에 소장된 6월항쟁도는 작품적인 가치뿐 아니라, 미술 사료적인 가치가 더욱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6·10 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고, 불과 얼마 전 전국적인 6·10 민주화운동 기념사업과 개별 학교로서는 최초로 6월항쟁 관련한 기념비를 건립한 동아대에서 뒤늦게 총학생회 차원에서 6월항쟁도를 교내 미관상의 이유로 지우겠다는 것은 언뜻 보기에도 납득하기 힘들다.

현 동아대학교 총학생회는 작년 12월 비운동권 학생회를 표방하며 당선되어 소위 뉴라이트 계열의 학생회로 분류된다. 총학생회는 다음 주에 개최될 중앙운영위 회의에서 6월항쟁도 철거 관련한 의견을 제출하고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대해 동아대 6월항쟁 준비위에서는 6월항쟁도 벽화 보존을 위한 인터넷 카페에서 동문들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철거 반대 서명운동을 펼친다. 그리고 내일(19일) 현 동아대 '6월항쟁도' 철거와 관련 동아대 6월항쟁 준비위 및 동아대 민주동문회, 열린그림마당 졸업생과 재학생, 부산 민주항쟁 기념사업회, 민미협 등이 모여 향후 대응방향에 대한 대책회의를 진행하여 6월항쟁도 보존에 대한 요청을 계속할 계획임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시사포커스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시사포커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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