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두 사람. 한 사람은 완전히 시력을 잃었고, 다른 한 사람은 마치 얼굴을 가리듯이 가까이 해서 겨우 글을 읽을 수 있었다.김기
장애인전문극단 휠은 상시 활동하는 단원이 10명이고, 간헐적으로 공연에 참가하는 비활동 단원은 훨씬 많다. 비활동 단원들도 직장 등 생계문제가 해결된다면 연극에 매달리고 싶어한다는 것이 단장 송정아씨의 말이다.
극단 휠의 정기공연이 지난 6월 말경에 있었다. 장애인이 만드는 최초의 뮤지컬이란 의미를 가졌지만 언론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아직 장애인 문화에 대한 뚜렷한 개념이 없는 실정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극단 휠은 언제나 그랬듯이 연습실과 공연할 극장을 찾는 것이 난제였다. 비장애인의 경우라면 대학로에 즐비한 소극장 어디라도 상관없겠으나 객석은 물론이요, 무대는 당연히 장애인을 염두에 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공연장 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홍보나 관객유치를 위해서는 대학로 소극장이 월등한 이점을 가졌음에도 장애인 극단에 그곳은 그림의 떡일 따름이다.
지난 6월 무대에 올렸던 극단 휠의 뮤지컬 <사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장애인 문화접근성 확대 지원을 받았는데, 이런 지원도 본래 있었던 것이 아니다. 꼭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송정아 단장이 처음 예술위원회(당시 문예진흥원)을 찾았을 때만 해도 장애인극단을 지원할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 그 이듬해야 비로소 공식 지원분야가 작은 규모나마 생겨서 몇몇 장애인 문화단체가 지원을 받게끔 된 것이다.
공연이 잡히면 매일 연습을 하지만 평소에는 매주 한 번씩 모여 기초 훈련 및 단원들 토론으로 시간을 보내는 극단 휠을 만났다. 이들은 WCO(세계문화오픈)가 문화 단체들에 무료로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오픈센터에서 그동안 연습을 해오고 있었다.
어느 극단이 마찬가지겠지만 장애인 극단에는 특히 더 중요한 과정이 신체기초훈련. 이날 모인 단원은 단장 송정아씨를 포함해서 총 7명. 이제 무대에 서지 않는 단장을 제외한 단원들 모두는 이들을 돕기 위해 합류한 뮤지컬 배우 이은아씨를 따라 몸 풀기를 한 시간 넘게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