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가 나비의 몸뚱이를 정신없이 먹고 있다임재만
곧이어 나비의 아름다운 날개는 공중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힘없이 땅으로 떨어지고 몸뚱이만 남았다. 사마귀는 날개가 다 떨어진 몸뚱이를 꽉 잡고 점점 더 식욕을 돋우며 몸뚱이를 거칠게 먹어 치우고 있었다. 한 마리의 고귀한 생명이 소멸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오후에 꽃잎에 앉아 잠시 휴식을 하던 한 생명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라지만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생존하기 위해서 동족 간에도 먹고 먹히는 비극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생태계에서는 생산자인 녹색식물을 제외하고 살아 있는 생물은 생존하기 위해 사는 방법이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생태계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고 본능에 의하여 살아가는 무서운 생존의 세계라 할 수 있다.
그 주변에서는 거미가 생존을 위해 요새에 거미줄을 미리 쳐놓고 기다렸다가 재수 없이 걸려든 먹잇감으로 느긋하게 배를 채운다. 거미는 숲 속이나 울타리, 지붕 사이에 능숙한 사냥꾼처럼 거미줄을 쳐놓는다. 본능적으로 거미는 어디가 먹잇감을 잘 잡을 수 있는 길목인지 잘 알고 있다.
거미줄 한쪽에 거꾸로 매달려서 꼼짝도 하지 않고 먹잇감이 걸리기를 기다린다. 잠자리나 나비 같은 먹잇감이 날아다니다가 거미줄에 걸리면 꼼짝 못하고 잡힌다. 이때 거미는 거미줄에 걸려든 먹잇감을 서두루지 않고 서서히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한번 걸려든 먹이는 움직일 때마다 점점 조여드는 거미줄로 인하여 절대로 살아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