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지하철 1호선 왕푸징역에 있는 펩시콜라 자판기.김종성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중국식 명칭만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은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영어 열풍으로 중국인들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 데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중국식 이름을 잘 사용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스타벅스'나 '도요타'처럼 영어 이름을 전면에 앞세우는 기업도 있고, '삼성' 같은 한국 기업의 경우에는 굳이 새로운 한자를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자국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는 굳이 중국식 이름을 함께 사용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중국인들의 영어 실력 때문이다. 최근에는 많이 바뀌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영어에 별로 친숙하지 않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영어 단어도 중국에서는 쉽게 통하지 않는다. 이렇게 영어가 불통인 중국에서 특히 서양 기업들이 자국 상품을 판매하려면 중국어 이름을 갖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한자가 표의문자이기 때문이다. 표음문자인 한글과 달리 표의문자인 중국어로 외국어를 번역할 때에는 그 발음뿐만 아니라 의미에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발음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의미상으로 전혀 엉뚱한 이미지를 전달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영어실력에 한계가 있고 또 중국어가 표의문자라는 점 때문에, 외국 기업들로서는 자회사의 회사명·상품명이 어떤 글자로 번역되는가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영어실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중국어 명칭을 병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날이 언젠가는 도래하게 될 것이다. 베이징 시내에서 코카콜라라는 명칭이 커코우커러보다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점을 볼 때에 그런 예측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중국인들의 영어 실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는 두 명칭이 함께 병용되고 있는 것이다.
영어 명칭을 사용하게 되면, 외국기업으로서는 자국 상품의 명칭을 소비자의 뇌리에 좀 더 강렬하게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커코우커러가 아무리 좋은 뜻을 담고 있다고 해도, 원래 이름인 코카콜라와 발음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상품 홍보 측면에서는 일정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입에 맞아서 즐길 만하다' 혹은 '노력하는 선비' 등등 좋은 의미의 중국식 이름을 고안해내는 외국 기업 특히 서양 기업의 사례는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무조건 돈만 싸들고 중국에 진출하는 무모한 일부 한국 기업들과 달리, 서양 기업들은 표의문자를 사용하는 중국인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원래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의미상으로도 긍정적인 좋은 이름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붉은 색을 앞세운 코카콜라처럼 중국인들의 기호를 홍보 전략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많다.
서양 기업들보다는 중국 문화에 더 친숙한 한국 기업들은 이런 이점을 활용하여, 중국 문화에 대한 보다 면밀한 관찰과 분석을 기초로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끊임없이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용감한 사람이 멋있는 이성을 얻을 수 있듯이, '노력하는 선비'가 중국 시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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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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