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탄 해변의 빌라. 바다를 바라보는 절경이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노 시경
나는 우리 가족이 머무는 리조트 바로 뒤 언덕에 자리한 빌라에 올라보았다. 빈탄 섬에서 가장 비싼 숙박료를 자랑하는 이 빌라형 호텔에는 언덕의 기슭에 독립된 빌라들이 한 채씩 자리하고 있었다.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거나 신혼부부들이 들르면 참 어울리는 곳이다. 나는 이 바닷가 언덕의 경관을 구경하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언덕 위의 넓은 곳에 해변을 바라보며 여러 채의 빌라가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길가에 떨어진 이름 모를 열대의 과일을 따 보기도 하고, 무궁화와 똑같이 생긴 꽃의 향기를 맡으며 발길 가는 대로 산책을 했다. 언덕길의 나뭇잎을 청소하던 빈탄 청년에게도 인사 한번 보내고 그의 사진을 찍어본다.
언덕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절경이 자리한 곳에는 어김없이 빌라 한 채씩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빌라에 묵는 사람들은 얼마간의 숙박료를 지불하고 이 절경을 독점하는 권리를 잠깐 동안 갖는 것이다. 나는 아침 공기 시원한 이 열대의 언덕에서 바다의 바람을 만끽하며 한동안 휴식을 취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열대지방에서 햇볕 아래의 낮시간은 활동을 하기에 힘든 시간이다. 이 열대 지방의 태양은 워낙 강렬하고, 작렬하는 땡볕은 인간의 활동을 멈추게 만든다. 여름에 더위를 피해 휴가를 온 곳에서 한국보다 더 심한 더위로 고통을 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아내, 딸과 함께 숙소 주변의 바닷가와 수영장에서 하루 내내 물을 떠나지 않았다.
수영장 주변의 파라솔 아래 누워 바다를 보니 해가 조금씩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서울의 한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운 딸아이는 이 빈탄의 수영장을 떠날 줄 모른다. 아빠에게도 쉬지 말고 수영장에 들어와 같이 놀자며 성화다. 나는 딸아이와 놀다가 다시 파라솔 아래에 누웠다. 딸아이는 이 수영장에서 만난 일본 여자 아이와 수영 경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