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은 31일 오후 경기도 분당 파랍자가족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랍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호소했다. 고혈압으로 휠체어를 탄 채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지영씨의 어머니 김경택씨가 기자회견 도중 몸에 마비가 오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피랍가족모임은 1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로 미국대사관을 방문해 미국정부에 피랍 사태를 해결 촉구를 위한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차성민 피랍가족 대표는 "피랍자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가족들이 괴로워하고 있다"며 "어제부터 외교통상부와 미 대사관에 이같은 피랍 가족들의 사정을 알리고 면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애초 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미 대사관을 방문해 호소문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차 대표는 같은 시각 취재진에게 "10분 전쯤 미 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오후 1시경 피랍가족들과 면담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이 자리에서 피랍 가족들의 고통과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능력 한계 시인... 초조한 가족들
경기 분당 피랍자 대책본부에 모여있는 가족들은 고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씨마저 살해 당하는 등 계속되는 탈레반의 인질 살해 협박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정부가 대통령 특사를 파견하는 등 피랍자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지만 심씨의 피살이 확인된 후 정부가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에 우리 정부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밝혀 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진 상태다.
이에 가족들은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부시 대통령과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서라도 피랍자들의 석방을 호소하고 싶다"며 "남은 21명의 무사귀환을 위해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박은조 샘물교회 담임목사는 1일 오전 10시 30분 분당 피랍가족 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과 심씨의 유가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박 목사는 "배 목사와 심씨의 죽음은 자신과 샘물교회의 모든 성도들에게도 가족을 잃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며 "가족들과 더불어 무사귀환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 염치 없지만 피랍자들의 안전귀환을 위해 마음의 소원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박 목사는 피랍 사태로 인해 불거진 해외선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 목사는 "이번 사태로 저희에게 향하는 채찍을 겸손히 받고 있다"며 "지금 아프간 현지에 샘물교회와 관련된 모든 봉사활동의 철수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목사는 "여건이 주어진다면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과 빈곤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돌보고 섬기는 일에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며 "창립 때부터 이어져온 봉사활동이 보다 더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부 기독교가 공격적인 선교활동을 펼쳐왔던 것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계시지만 저희 교회나 배형규 목사 모두가 그런 선교활동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샘물교회봉사단 전에 200여개가 넘는 다른 봉사단들이 비자를 발급받고 아프간에 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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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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