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나쁜 기업'이랜드 불매운동 동참

대구시민사회단체, '1인 시위·이랜드 제품 분리수거·고발 창구 개설' 하겠다

등록 2007.08.03 08:35수정 2007.08.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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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 이랜드 불매운동’ 이 진행된 대구시 내당동 홈에버 앞.(8월 2일 오후 5시) ⓒ 허미옥


“홈에버(homeever)가 홈네버(home-never), 홈다이(home die)가 될 때까지"

2일 오후 5시, 홈에버 내당동 점 앞. ‘나쁜 기업 이랜드 불매운동’ 기자회견 사회를 보던 은재식 운영위원장이 던진 한마디에 참석자 대부분은 ‘홈다이(home-die)가 될 때까지’를 외쳤다.

이랜드 상품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지역 시민단체도 ‘나쁜 기업 이랜드 분리수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대구시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지역 2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이하 대구연대회의)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동단체, 대학생, 장애인단체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대구연대회의 전형수 상임대표(대구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기독교 가치 중 하나인 ‘나눔과 섬김’의 길은 수백억 헌금 기부가 아니라 고용창출이다”라며, “고용을 외면하고 기부에만 치중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닐 것이다”며 이랜드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사열 공동대표(대구연대회의, 경북대 교수) 또한 “노동착취를 통해 모은 돈으로 교회에 수백억씩 헌금을 낸 사실을 용서할 수 없다”라며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진정한 하느님의 정신을 가진 사람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또한 “‘타인의 고통으로 번 돈을 절대 받으면 안 된다’는 말은 성경에 명시되어 있다”라며, “기본도 갖춰지지 않은 장로를 보는 것만으로 교계에서는 부끄러운 일이다”고 이 문제 해결에 이랜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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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대회의는 ‘이랜드 불매운동’ 을 위해 1인시위, 이랜드 상품 분리수거 퍼포먼스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 허미옥


한편 대구여성회, 민주노총 관계자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문제, 비정규직법 문제 등을 주장하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구연대회의는 ‘이랜드 불매운동’ 향후계획은 △ 8월 6일부터 홈에버 내당점 앞에서 ‘이랜드 불매운동’ 1인 시위(오후 7-8시) △ 8월 8일 ‘2차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 및 이랜드 제품 분리수거’ 퍼포먼스(오후 5시) △ 매주 목요일 주요 집중 피켓 시위 및 거리선전전 (오후 5-6시)등 이다.

또한 ‘이랜드 비정규 차별 및 소비자 고발창구’를 개설하고, 대구경북지역 사례를 적극 접수할 계획이다(비정규 차별 고발 창구 ; 대구참여연대 053-427-9780, 이랜드 제품 소비자 고발 창구 : 대구녹색소비자연대 053-983-4973).

이날 발표된 기자회견문에는 “일방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악용, 기업윤리 가치를 강요하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책임지지 않는 ‘나쁜 기업’은 대구시민사회가 반노조, 반인권 기업으로 지목, 항시적 불매운동을 펼치겠다”며, 이랜드 사측의 행위는 엄중히 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 '나쁜 기업' 이랜드 분리수거, 대구시민의 힘으로....
- 이랜드 불매 시민행동에 나서며 -

오랜 기간 반복되어 온 이랜드 그룹의 부당 노동행위는 급기야 최근 ‘비정규직 대량 계약 해지’,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불성실한 회사 측의 협상 태도 등으로 이어져 오늘과 같은 사태의 파국을 자초했다.

더 큰 사회적 갈등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기 전에 이랜드 그룹의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후안무치한 행동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 또한 시민들로부터 비판받아 마땅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가난한 서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1980년대부터 고속성장을 한 이랜드 그룹이 실제로는 부당하고 비도덕적인 기업윤리와 가치, 그리고 노동자들을 극도로 적대시 하면서 탄압해 왔음이 양파껍질처럼 하나 둘 밝혀지면서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천박하기 이를 때 없는 악덕 장사치의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는 이랜드를 ‘나쁜 기업’으로 규정하고, 소비자 불매운동을 시작할 것을 선언한다.

기업으로써 마땅히 가져야 할 고용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회양극화를 부추겨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이랜드. 6시간 동안 화장실에도 못가고 계산대를 지키면서 하루종일 바코드를 찍는 기계로만 노동자들을 인식하고 있는 이랜드. 비정규직 직원과 근로계약을 하면서 계약 기간을 빈칸으로 비워놓고 임의로 수정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만 ‘백지계약서’. 지난해 130억을 십일조로 내면서 “성경에는 노조가 없다”고 당당히 무지한 발언을 하면서 노조를 적대시하고 있는 이랜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으로 오명을 떨친 것도 모자라 하루 아침에 비정규 노동자들을 내동댕이치면서 생존권을 짓밟는 이랜드를 우리는 ‘나쁜 기업’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경에는 비정규직도 없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탄압하라”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나쁜 기업 이랜드에 맞선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이랜드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하고 비도적적인 기업윤리를 낱낱이 폭로하고 불매운동의 동참을 호소해 나갈 것이며, 이랜드 계열 매장인 홈에버와 대구시 곳곳에서 불매운동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여 기업윤리 가치를 강요하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책임지지 않는 ‘나쁜 기업’은 대구시민사회가 반노조, 반인권 기업으로 지목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항시적 불매운동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

우리는 기업의 이윤추구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느때 보다 강조되는 세계적 흐름속에 기업의 잘못된 형태에 대해 소비자들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번 사건은 왕처럼 손님을 모셔야 할 대상이 계산대 앞에서 기계처럼 묵묵히 바코드를 연거푸 찍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니라 이번 사건을 파국으로 몰고 간 바로 사측에 있음을 명명백백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래서 이랜드 사측의 행위는 엄중히 심판받아 마땅하다.

가뜩이나 지역사회 기여도가 낮은 대형유통업계가 사회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형마트 때문에 기울어가는 지역 영세 상인들과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사회를 위해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대구시민들의 불매운동 동참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 대구시민의 힘, 소비자의 힘을 보여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그리고 우리는 비정규법의 허점으로 인해 사업주들의 집단해고와 외주전환 등을 예방하고 최대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비정규직법을 개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조속한 사건해결을 위해 노동단체 등과의 연대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2007년 8월 2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전형수, 김사열, 안이정선, 조광진

강북사랑시민모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구경북민주화교수협의회,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구민예총, 대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회, 대구여성의 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장애인연맹,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대구KYC, 평화도시와 주민자치실현을 위한 도시공동체, 우리복지시민연합, 인권실천시민행동, 장애인지역공동체, 전국교수노조대구경북지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대구지부, 참길회,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함께하는주부모임(이상 25개 단체)
#이랜드 #홈에버 #시민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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