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니발의 미시시피 강가에 자리잡은 마크 트웨인 기념물. 왼편으로 보이는 다리가 마크 트웨인 시대에 놓였더라면 톰소여의 모험과 같은 명작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김창엽
배를 타고 강을 가로 지르고, 강을 따라 상하류로 오르락 내리락 하던 시대에는 그 나름의 낭만이 있었을 겁니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도 그런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거고요. 그러나 다리가 들어선 뒤, 자동차나 마차로 2~3분이면 휙 강을 건널 수 있게 됐으니, 수운이 활발하던 시절 특유의 정취, 정서가 사라지는 것은 뻔한 일 아니겠습니까.
낭만의 시대가 가고, 또다른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리들은 미시시피 서편 언덕에 수많은 도시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이번 붕괴 사고가 난, 미네아폴리스를 비롯 세인트 루이스 등 굵직한 도시들이 다리를 등에 업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거지요.
세인트 루이스는 실제로 별명이 '서부로 향하는 관문' 인데요. 이 도시의 상징으로 미시시피 강가에 대형 아치를 세워, 자신들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요.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아치가 서부 침탈을 정당화 하는 상징물이라며 이의를 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시시피 강변에 형성된 크고 작은 도시를 거쳐, 미시시피를 따라 남북으로 왕복하면서 보니, 중요한 의미를 가진 다리만도 얼추 20~30개는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중 인상적인 다리 몇 개만 간추려 본다면, '아이오와 일리노이 메모리얼 브리지', '포트 매디슨 다리', '체인 오브 록스 브리지' 등을 들수 있겠네요.
아이오와 일리노이 메모리얼 브리지는 미시시피를 가로지르는 다리들 가운데 전통 현수교 방식으로는 유일한 다리라고 하더라고요. 교각과 연결된 탑의 정상에서 케이블이 무지개와 역방향으로 늘어진 게 현수교인데, 샌프란시코의 금문교가 대표적이지요.
포트 매디슨 다리는 아이오와 일리노이 메모리얼 브리지 보다 조금 하류쪽에 있는데, 1927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더블 데크(Double Deck)-스윙(Swing) 스타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군요.
아래층 데크로는 기차 레일이 깔려 있어 기차고 지나고, 위층 데크로는 차가 지날 수 있어 '더블 데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스윙이라는 말은 다리 가운데 쯤의 교각 위의 다리 상판이 스윙이 돼 배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다리가 열린다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