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미국에 촉구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된 국회 방미단이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채수찬 의원,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정진석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박진 의원.연합뉴스
[1신 : 3일 오전 10시 25분]
"한국 정부-탈레반 만날 장소 물색 중"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의 얼굴을 맞댄 직접 협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는 2일(현지 시각) "탈레반이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 대사를 만나는 데 동의했다"며 "그러나 아직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탈레반이 인질 협상을 위해 오면 그들의 안전은 100% 보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에 따르면 양쪽은 장소 문제에 있어 의견이 다르다. 파탄 주지사는 "탈레반은 자신들의 기지로 한국 협상단이 오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 협상단은 탈레반이 가즈니즈 건설 팀(PRT) 청사로 오라고 한다"고 전했다. PRT는 아프간 군과 나토군이 지키고 있는 곳이다.
협상 장소 놓고 신경전
파탄 주지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주재 한국 대사를 포함한 협상단이 탈레반과의 협상 장소를 논의하기 위해 가즈니 주에 왔다"며 "그들은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협상단을 비밀 장소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표단은 한국 협상단과 아프간 협상단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언제 어디서 직접 만날지를 논의 중"이라며 "현재까지 직접 협상을 위한 장소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일 협상 시한이 지났지만 인질들은 더 이상 살해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가 협상의 '새로운 차원'을 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즈니 지역의 탈레반 고위 인사인 물라 사비르도 2일 미 CBS 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인질협상에 만족하고 있으며 당장 인질을 추가로 살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협상 진전을 낙관하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 시한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한국 대표간의 대면협상 일정을 잡고 있으며 며칠 안에 이뤄질 것 같다"고 밝혔다. 사비르는 "며칠 안에 결과를 얻게 되기를 바라지만 이는 한국 정부 대표단의 정직성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3일 <요미우리> 신문은 "2일 탈레반 대변인이 전화 통화를 통해 한국 정부와의 직접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귀국길에 파키스탄에 들린 백종천 청와대 특사는 이슬라마바드에서 급진 이슬람 정당인 '자미아트 울마에 이슬람'의 지도자 마울라나 파잘 우르 레흐만을 만났다. 아프간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레흐만은 탈레반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파키스탄 급진 이슬람 정당 "여성들은 석방해야"
백 특사와의 면담 뒤 레흐만은 "피랍된 한국인들은 의료 봉사활동을 했다, 그들은 전쟁 지역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며 "한국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군대를 조기 철군하면 탈레반은 최소한 여성과 피랍자 가운데 아픈 사람은 먼저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인질 석방에 관건을 쥐고 있는 미국 정부는 여전히 원칙론적인 발언만 계속하고 있다.
2일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중앙·남부 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적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인질들을 풀어주도록 모든 압력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이런 압력이 다양한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가해지길 희망한다, 이는 인질들이 다치지 않고 평화적이며 안전하게 석방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력의 구체적 형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미 아프간 사회에서 거론되고 것들과 함께 잠재적인 군사적 압력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바우처 차관보는 테러리스트나 인질범에 대한 양보에 반대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 | 국회방미단 "인질사태 미국이 나서야 한다" | | | 인질생명 위협 군사작전 불가 입장 강조 | | | |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국회 5당 대표로 구성된 국회방미단은 2일 "미국이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움직여줘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나머지 21명의 인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현지시각) 니컬러스 번스 미국 국무 차관과 면담하기 직전 국무부 청사 본관 출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5당 대표가 똑같은 심정으로 전대미문의 인질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인질의 무사귀환을 촉구하기 위해 왔다"면서 "5당 원내대표의 공동성명서를 미국 정부 요로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오 대표는 또 "미국에 대해 이번 인질사태 해결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미국의 역할론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우리의 혈맹인 미국 정부가 좀더 구체적으로 나서주지 않으면 나머지 21명의 인질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 접어들었다"면서 "미국의 원칙이 있다고 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원칙이 그 원칙을 구현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면서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장 대표는 또 "저도 월남전에 다녀왔지만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산악지대로 이뤄져 있는 곳에 잡혀있는 인질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지적하고 "어떤 군사작전도 이번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중심당 원내대표는 그러나 "이번 국회방미단의 미국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 주문이 미국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프간 인질사태와 관련한 국내의 반미여론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편 이날 번스 차관과의 면담에는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와 한나라당 박진, 김충환, 열린우리당 선병렬, 무소속 채수찬 의원 등 모두 8명이 참석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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