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 땅 값 오를 때 기다려 매입추진하나

금산군 "오비이락"... 시민단체 "매입 추진 중단해야"

등록 2007.08.03 11:24수정 2007.08.0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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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 다락원 건물(왼쪽)과 금산군이 매입을 추진중인 인삼관광농원 건물과 부지(오른쪽)
금산군 다락원 건물(왼쪽)과 금산군이 매입을 추진중인 인삼관광농원 건물과 부지(오른쪽)오마이뉴스 심규상
금산군이 매입 필요가 없다던 땅을 지목이 변경돼 땅값이 크게 오르자마자 갑자기 사들이려 해 특혜매입 추진 의혹이 일고 있다.

금산군은 최근 다락원 주변 주차공간을 확대한다며 인접해 있는 인삼관광농원(금산군 금성읍 양정리) 1만643㎡를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매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평균 감정가액은 45억8700만원(토지 33억여원, 건물 10억여원 등). 3.3㎡(1평)당 약 136만원 꼴이다.

통상 감정가액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확인결과 해당 토지의 핵심부의 공시지가가 최근 1년 만에 5배 가까이 폭등했다. 매입대상 토지중 가장 큰 면적(6966㎡, 65.7%)을 차지하는 71-9번지의 경우 주차장 부지로 지난 해 공시지가는 ㎡당 4만400원. 하지만 올해 공시지가는 19만7000원으로 무려 5배 가까이 올랐다.

인접한 71-25번지(200㎡)의 공시지가는 2만8100원에서 18만7000원으로 무려 7배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지가 인상은 금산군이 지난 해 11월 15일 해당 핵심부의 토지의 지목을 농경지에서 대지로 일제히 변경해 주면서 가능했다.

반면 군은 지목변경이 이루어진 다음 날 공유재산심의위원회를 열어 관광농원 토지매입 건을 심의 의결했다. 이어 같은 달 21일에는 토지매입을 위한 의회 의결까지 얻어 냈다.

금산군이 매입을 추진중인 인삼관광농원 건물과 주차장 부지
금산군이 매입을 추진중인 인삼관광농원 건물과 주차장 부지오마이뉴스 심규상
이 때문에 금산군이 해당 토지의 지목이 변경되자마자 토지매입을 추진한 배경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즉 군청내 한쪽에선 해당 토지의 지목변경 절차를 밟고, 왜 다른 한쪽에선 지목이 변경되기를 기다렸다는 듯 때 맞춰 토지매입 절차를 서둘러 밟았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다락원 인근 스포츠센터와 도서관 입주로 주차공간이 부족해 올해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서둘러 매입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지목변경 시점과 토지매입 행정절차를 밟은 시점이 일치하는 것은 오비이락(烏飛梨落)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무 문제없다던 주차공간, 갑자기 매입추진한 이유는?


하지만 금산군은 그동안 군의회에서 주차장 부족 문제를 우려할 때마다 기존 주차장만으로도 충분하고 대규모 행사에 대비해 인삼관광농원 토지주로부터 무상 사용승낙까지 받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주차공간 부족 우려를 일축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 해 11월 열린 군의회 본회의에서 당시 금산군 김영목 재무과장은 갑작스런 땅 매입 추진을 추궁하는 의원에게 "(토지소유주가) 땅을 정리(매각)한다는 얘기를 감지하고 이를 매입하려 한다"고 답한 바 있다.

금산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굳이 주차장 부지를 매입하려했다면 지목변경으로 지가가 상승하기 이전에 매입하는 게 이치에 맞다"며 "주차장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변하다 지가가 크게 오르자마자 땅을 매각한다는 소문을 듣고 서둘러 사들이려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인삼관광농원과 인접해 있는 다락원 건물
인삼관광농원과 인접해 있는 다락원 건물금산군
"땅 판다는 소문 듣고 매입추진?.. 말이 돼나"

이 관계자는 이어 "금산군이 갑자기 땅 매입 절차를 밟은 이유, 지목이 변경해 땅값이 크게 오른 시점에서 매입을 추진한 배경 등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사를 단 한번도 묻지 않고 지방채를 발행하면서까지 주차장 부지를 매입할 필요성이 무엇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토지 매입 계획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산 다락원은 문예회관, 도서관, 보건소, 스포츠센터 등 문화시설이 들어선 건물로 주차공간의 경우 177대로 부족시를 대비해 인삼관광농원 측과 주차부지 사용협의를 해 놓은 상태다.
#금산군 #다락원 #특혜매입 의혹 #재검토 #인삼관광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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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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