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뒤집어야"-"뒤집기는 대전부터"

[한나라당 합동연설회] 이명박-박근혜, 뜨거운 충청권 표심 잡기

등록 2007.08.08 18:59수정 2007.08.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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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후보가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후보가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충청권이 지지하는 후보가 역대 대선에서 늘 이겼다, 한나라당이 그것을 실패해서 두 번이나 정권을 놓쳤다."(강재섭 대표)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던 충청권 표심잡기를 위한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의 합동연설회가 5500여명의 선거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오후 대전 중구 충무체육관에서 열렸다.

특히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는 "대전충남에서 만큼은 절대 질 수 없다"는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측의 불꽃 튀는 기선잡기 경쟁이 더욱 뜨겁게 펼쳐졌다.

[이명박] 행정도시 반대 약점 딛고, 충청권 반전 이루나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지지자들이 이 후보가 앞으로 지나가자 환호하고 있다.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지지자들이 이 후보가 앞으로 지나가자 환호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 그러나 대전충남에서 만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행정도시건설은 '수도분할'이라며 반대했던 이 후보는 최근, 행정도시를 반대한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대통령이 되면 대전충남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도록 '행정도시+알파'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민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또 행정도시에 대한 지원약속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되어 대전충남 지역 이 후보 캠프에서는 전국적으로 이 후보가 앞서감에도 불구하고, 대전 충남에서는 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이날 합동연설회를 계기로 '뒤집기'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일주일전 이 후보가 직접 내려와 '금강대운하'를 골자로 하는 7가지 대전충남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행사가 열리기 1시간 전에는 대전충청지역 대학 총학생회장단의 이명박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어 지지세 확산에 나서기도 했다.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가 끝난뒤 이명박 후보가 기자석 책상위에서 응원하는 방송인 이상룡씨를 보며 웃고 있다.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가 끝난뒤 이명박 후보가 기자석 책상위에서 응원하는 방송인 이상룡씨를 보며 웃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단상 오른쪽에 자리한 이 후보 지지자들은 한 시간 전에 도착해 곳곳에 자리한 대학생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기호 1번을 상징하는 엄지를 내보이며 하늘을 찌르는 우렁찬 목소리를 토해냈다.

박근혜 후보가 연설에서 "군대라도 동원해서라도 (행정도시를) 막고 싶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할 때는 다소 풀죽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후보가 "누가 충청도에 일자리를 만들 후보입니까"라고 물을 때는 일제히 환호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외쳤다.

특히, 박근혜 후보가 먼저 연설을 끝마치자 절반 이상의 지지자들이 자리를 떠난 것과 달리, 이 후보 지지자들은 연설이 끝난 후에도 환호와 구호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이 후보는 취재진을 위해 마련된 단상에 올라 엄지를 내보이며 화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연설을 통해 "대전과 행정도시, 오송, 아산을 중심으로 충청권에 광역경제권을 만들겠다"며 "세계적인 과학과 세계적인 기업이 만나는 국제과학기업도시가 이곳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전충남 압승으로 판세 반전 노린다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박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박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박근혜 후보도 대전충남에서 만큼은 절대로 뒤질 수 없다는 계산이다. 강창희 전 최고위원이 충청지역 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대전충남지역 대부분의 주요 인사들이 박근혜 후보를 돕고 있다.

또한 박 후보가 당대표로 있을 때, 당내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행정도시특별법'을 통과시켰다는 것을 강조하고,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테러를 당한 후 첫 마디로 '대전은요?'라는 발언으로 남다른 애정을 과시, 한나라당의 압승을 이끌었던 기억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대전충남의 우위를 기점으로 전체적인 판도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과거의 대선에서도 나타났듯이 충청권이 선택하는 후보가 예선과 본선에서 승리한다는 공식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단상 왼쪽에 자리한 박 후보 지지자들은 '치어리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한 젊은 미녀들의 손짓에 맞춰 일사분란한 응원전을 펼쳤다.

춤추는 의원인 송영선 의원은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지지자들과 함께 댄스실력을 뽐냈고, 탤런트 전원주 씨와 귀순배우 김혜영씨도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행사장을 누볐다.

연설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전충남 지역에서 모여든 대의원들답게 박 후보가 "행정도시법을 통과시켰다"는 것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때는 더욱 큰 목소리로 "박근혜"를 외쳐댔다.

후보들의 연설이 끝난 후에는 장내에서 유세를 펼친 이 후보 측과 달리 박 후보 지지자들은 행사장 밖에 모였다. 젊은 지지자들은 가요 '젊은 그대'와 ‘무조건’에 맞춰 원을 그리며 춤을 추었고, 주변을 둘러싼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하며 박 후보가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지난 해 지방선거 때 55년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60초를 대전에서 보냈다"며 "테러를 당하고 처음으로 대전에 내려와 겨우 60초 동안 연설을 했지만, 대전에서 역전했고 충남에서 압승했다"고 강조했다.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가 끝난뒤 박근혜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가 끝난뒤 박근혜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원희룡·홍준표] 지지자는 적다, 그래도 신난다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은 주황색 셔츠를 입은 대학생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어깨동무를 한 채 "원희룡 원희룡 힘!", "원희룡 앗싸~ 원희룡 짱!" 등의 구호를 쉴 새 없이 외쳤다. 구호와 함께 춤도 곁들여졌다.

또한, 젊은 지지자들의 특징을 반영하듯, 팔목에는 주황색 손수건을 묶고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원 후보가 연설할 때는 벌떡 일어나 하늘을 향해 펄쩍펄쩍 뛰기도 했다.

원 후보는 연설을 통해 "대전충남은 충절의 고장이다, 충절의 고장 사람들마저 덩치 큰 후보에 줄서기를 하겠느냐"며 냉철한 판단력으로 우량후보인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가장 점잖은 모습을 보였다. 중년의 남녀들이 대부분인 100여명의 지지자들의 외침은 4600석의 실내체육관을 울리기에는 너무 작았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홍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연설에서 대전충남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이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에서 열광하고 있다.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이 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대전충남연설회에서 열광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행사장 밖 "한나라당 해체하라", "박근혜가 나서라"

합동연설회장 밖에서는 '소낙비'와 '뙤약볕'이 번갈아 가며 내리는 가운데,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20기 범청학련 통일선봉대 소속 대학생 200여명은 충무체육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에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이들은 '5·18 사태?, 5·16이 구국혁명?'이라고 쓰인 대형 천글씨를 통해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최근 발언을 싸잡아 비난했다. 또한 이날 오전 발표된 남북정상회담 소식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반대하는 한나라당은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개질의서를 통해 ▲6·15남북공동선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한나라당이 바라는 것은 전쟁인지? 평화인지? ▲국가보안법 철폐에 동의하는지? ▲반민주 독재세력으로서의 자신의 과거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지? ▲검증과정에서 나타난 의혹들에 대해 국민들 앞에서 철저한 검증을 밟을 것인지? 등 5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또한 정문 안쪽에서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소속 조합원 30여명이 "박근혜 동생 박지만 회장이 경영하는 기업 (주)EG테크가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다"며 "박근혜 후보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라"고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한총련 통일선봉대가 8일 오후 한나라당 대전충남연설회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앞에서 한나라당 규탄집회를 하고 있다.
한총련 통일선봉대가 8일 오후 한나라당 대전충남연설회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앞에서 한나라당 규탄집회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합동연설회 #대전 #충무체육관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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