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만이 지역발전은 아니다

'광주정신'바탕으로 지역발전을 하려면

등록 2007.08.09 18:10수정 2007.08.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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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지사가 ‘올해 대선에서 광주정신을 실현하는 길은 한마디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했습니다. ‘광주정신 마저 궁극적 목표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성과로 연결한 것’에 논란이 없지 않습니다. 민주화 정신을 살리는 것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우리의 경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경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여 야권 대통령 예비 후보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봅니다. 모두다 한국경제 살리는데 매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현직을 수행하고 있는 도지사 나 시장도 예외 없이 기업유치나 일자리 수를 늘리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수치가 늘어난 것만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야겠지요.

지난 날‘잘 살아 보세’ 시대에도 모든 국력을 수출에 집중 했고,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이후에도 예외 없이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선진국에 진입하고자 2만불 3만불 목표치를 제시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만 해결되면 사회 문제가 자연 해결되는 경제발전 우선주의에 한 발짝도 진척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선출직들이 그런 사고를 갖고 있는데 일반인들 예외 일 수 없습니다. 지역의 장기발전 계획 수립 공청회에서 주민은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 했습니다.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하는 목소리입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지역발전이 무엇이냐고 물어 본적이 있습니다. 응답자 다수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소수는 ‘우리는 사람이지 경제 동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도 없지 않았습니다. 소수이지만,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긴요하지만 인간다운 대접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외치는 이도 있었습니다. 다른 응답자들은 지역발전은 발전에서 소외된 집단의 권리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 입니다. 경제 발전과 함께 ‘사회정의’(justice)를 실현차원에서 지역발전을 해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진국은 지역 발전이 사회적 약자의 삶에 영향 미치는 제반 조건을 개선하는 것에 지역발전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도 그들을 배려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추진 방법과 시각에서 차이점이 있는 듯합니다. 후진국은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 리더들이 일자리 창출을 마치 ‘시혜적인 차원’에서 베풀어 주는 것입니다. 이때 시민은 말도 못하고 고마워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좀 더 발전한 측면은 경영적인 마인드에 입각해서 시민을 소비자나 고객 만족 차원에서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을 지역발전과 일치 시키는 것입니다. 시민이 원하는 것을 만족 시킨다는 점에서 시혜적 측면의 발전 보다는 진전된 입장입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입장을 견지 하고 열심히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을 소비자는 고객으로 바라보는 입장은 시민이 행정의 주인이라는 시각이 결여 되어 있지요. 자치단체나 정부의 정책 결정과정과 이후에 주민 참여의 권리가 약화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역 발전을 인간의 권리 신장 측면을 강조합니다. 인간다움을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이외에도 자신의 권위를 실현하고 책임을 지는 시민권 향상에 역점을 두고 지역발전을 이룩해 나가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먹고사는 결핍’ 뿐만 아니라 ‘민주적 결핍’ 을 보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역발전 개념이 어디 쯤 와있을까요. 여전히 소득 증대 되면 만사 해결의 입장에 거부하기 힘든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주권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지 경제적 동물이 아니며 권리와 책임을 많이 향상시키는 것이 국가 발전이고 지역발전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는 언제쯤 '광주의 정신'을 실현하는 것, 아니 21세기의 국가와 지역 발전은 하나도 일자리 창출이고 둘도 셋도 일자리 창출이라고 외치 않고 민주정신과 체제도 발전 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 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노라고 외치는 선출직 정치인을 언제 만날 수 있을까요. 이것도 경상도에서 그리고 포항에서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포항시민뉴스(www.simin.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포항시민뉴스(www.simin.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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