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빈곤도 구조적인 문제구나!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등록 2007.08.10 20:16수정 2007.08.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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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이라 하면 일단 아프리카 기아를 떠올리고는 한다. 그러나 한국 또한 빈곤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10대 90의 사회가 되었다. 중산층은 줄어들고 자신을 빈곤계층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극심한 빈곤의 시대에 이를 없애는 책이 나왔다. 바로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이 그 책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들 빈곤이라 하면 떠오르는 아프리카 및 제 3세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자. 해방이후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에게 받았던 무상원조, 유상원조의 유형들을...


험난한 시기를 지나 한강의 기적이라 말한 한국의 모습은 여느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에게 진 빚을 떠안고 힘들어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IMF의 구조조정, 무분별한 외국자본의 침입, 공기업의 민영화가 바로 이를 반증해준다.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은 사실 세상을 바꾸려는 전략상 30가지의 방법을 소개해주기보다는 독자의 사고전환을 위한 30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우리가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컵라면, 초콜릿부터 사무용지까지 이러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자연은 어떻게 망가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동현장에서 희생되고 있는지를 본다면 자못 숙연해 질것이다.

최근 들어 불고 있는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착한 소비'를 이 책은 권하고 있다. 보다 사실적인 근거에 의거해 논리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사고 전환을 위한 몇 가지 미끼도 던진다.

첫번째가 바로 '원조에 관한 진실'이다. 사토 유미는 개발도상국의 원조가 '원조하는 나라를 위한 원조'라고 말한다. 흔히 원조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의 도로, 병원, 발전소 등을 지으면서 실상 원조자금의 대부분은 원조기관의 유지비와 인건비로 쓰인다. 한마디로 원조를 해주면서 선진공업국의 일자리 창출 및 수익 창출을 꾀하는 것이다. 지원하는 쪽의 편의대로 일이 진행되다 보니 수혜국의 성과는 더디기만 하다.

선진공업국 기준으로 개발도상국을 평가 절하하고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는 것은 수혜국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개발도상국은 아무것도 없고 무력하다는 발상 자체가 바로 잘못된 생각이다.

차관도 하나의 '빌려주기 원조'인데 이러한 돈이 계속 쌓이다 보면 결국 원조 받을 돈보다 갚아야할 돈이 더 많아지는 형국이 된다. 개발도상국들은 국민들의 복지에 신경 쓰지 못하고 빚을 갚는데 허덕대고 날로 이러한 악순환은 반복된다.


두번째는 300개 기업의 '세계 사유화'다. 세계 각국의 국내총생산과 기업 연간 매출 100위를 보면 놀랍게도 한국이 13위, 제너럴모터스가 23위다. 폴란드,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는 제너럴모터스, 월마트, 엑슨모빌,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보다 국내총생산이 더 낮다.

세번째는 국제금융기관의 실체다. 이 책은 2006년 4월, 높은 이자와 강압적인 빚 독촉을 한 대부업체 '아이풀'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을 예시로 들며, 대부업체가 만약 정해진 수준 이상의 것을 요구하게 되면 정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진공업국들은 국제금융기관(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등을 통해 대부업체보다 더한 강도의 독촉으로 가난한 나라를 옥죄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을 보며 빈곤은 '채무에 의한 대량 학살(제노사이드)'라고 일컬어진다.

이러한 여러 사례를 들어다보며 독자들은 막연하던 '세계화'의 문제를 체감하며 뭔가 정리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빈곤은 결국 부조리한 사회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우리의 작은 행동이 세계를 바꾼다'라는 꼭지에서 생각을 행동의 에너지로 키우라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넓혀나가고 영역을 넓히다보면 우리 또한 달라지고 세상도 달라진다.

공정무역으로 '착한 소비' 하기, 샴푸, 폼 클렌저 등을 없애고 비누 하나로 씻기, 육류를 먹지 않고 채식위주로 밥 먹기 등등 일상의 변화는 세상을 바꾼다.

육류를 먹지 말고 콩고기를 먹자는 저자의 말이 선뜻 내키지는 않지만 의식적인 행동, 그러한 노력이 또 하나의 변화라 생각한다. 그러나 한 편 드는 생각은 개인의 변화뿐만 아니라 빈곤 구조를 반대하고 이를 알리는 목소리를 내는,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최근 들어 한미 FTA로 수입된 미국 쇠고기를 먹지 말자는 한국 농민들의 단호한 저항처럼 말이다.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다나카 유.가시다 히데키.마에키타 미야코 엮음, 이상술 옮김,
알마, 2016


#공정무역 #빈곤 #원조 #IMF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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