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내력 알게 돼 기쁩니다"

조진관씨 소장 그림... 조선시대 진품 '관념 산수화'로 밝혀져

등록 2007.08.14 16:29수정 2007.08.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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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쇼 진품명품 출장감정에서 조선시대 관념 산수화로 양산지역 최고 감정가를 받은 조진관 씨.
KBS TV쇼 진품명품 출장감정에서 조선시대 관념 산수화로 양산지역 최고 감정가를 받은 조진관 씨.홍성현

그림 속에 높이 솟은 산과 유유히 흐르는 강은 언뜻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풍경 같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풍경이 아니다. 직접 보고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고사에 나오는 지역이나 이야기를 직접 보지 않고 상상하거나 이미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고 다시 그리는 그림을 관념 산수화라고 한다.

경남 양산시 웅상 용당동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조진관(49)씨가 소장한 관념 산수화 8폭이 지난 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KBS TV쇼 진품명품 출장감정에서 감정가 500만원을 받았다. 이는 부산에서 감정을 받으러 온 강아무개씨의 청자 감정가 700만원을 제외하고 양산지역에서 감정을 받은 물건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조씨가 소장한 관념 산수화 8폭은 조씨의 할아버지 때부터 집안에서 내려오던 것으로, 조선시대 벼슬을 하던 조씨의 할아버지가 지금의 통영 부근을 시찰하던 중 갑작스럽게 객사를 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왕이 자손을 불러 전달한 하사품이라고 한다.

조씨는 "어릴 때부터 장롱 속에 보관해 오던 그림을 이번 기회에 감정 받았는데, 300만원을 예상했던 것이 500만원이라는 감정가가 나와 깜짝 놀랐다"며 "높은 감정가를 받은 것보다 정확한 그림의 내력을 알게 돼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림에 궁금증을 가진 조씨가 부산에 있는 감정사들에게 여러 차례 감정을 의뢰했지만 대부분 감정사들이 그림이 진품인지 아닌지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으며, 그림 속에 있는 산세가 우리나라 산세가 아니어서 중국이나 일본의 그림이라고 감정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림의 보존상태가 워낙 좋아 모조품 의심까지 받았다고.

하지만 KBS TV쇼 진품명품의 출장감정 결과 조씨가 소장한 그림은 작가는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 그려진 진품이 확실하며, 우리나라 풍경이 아닌 이유는 그림이 관념 산수화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그림의 보관 상태가 좋은 이유는 왕이 직접 하사하면서 질 좋은 종이에다 동백기름을 발랐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지나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조씨는 "특별한 보관 방법을 쓴 것은 아니고 신문지에 말아 통에 넣어 보관했는데, 4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림 상태가 똑같다"며 "앞으로도 그림을 깨끗하게 보관해 집안 대대로 물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열린 출장감정에는 그림, 병풍, 도자기 등 다양한 물건이 감정을 받았으며, KBS TV쇼 진품명품 양산시편은 오는 26일과 내달 2일 일요일 오전 11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194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194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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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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