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항일투쟁사' 발굴·소개한 <쌈>

KBS 시사기획 <쌈>, 정정화·조마리아·박차정 여사의 삶 조명

등록 2007.08.14 18:18수정 2007.08.14 18:19
0
원고료로 응원
a 8월13일 방영된 KBS시사기획 <쌈>의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

8월13일 방영된 KBS시사기획 <쌈>의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 ⓒ KBS

불의와 타협 않는 '쌈꾼'의 정신으로 우리 사회 이슈를 맛있는 '쌈'으로 담아내는 KBS의 신개념의 시사기획 프로그램인 <쌈>(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30분)은 광복62주년 특별기획프로그램으로 8월 13일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을 방영하였다.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은 임시정부에 전달할 독립운동 자금을 치마폭에 숨긴 채 압록강을 건넌 '임정의 맏며느리'로 1921년 상하이로 망명한 뒤 임시정부가 자싱, 창사, 난징, 충칭 등으로 옮겨다닐 때마다 어려운 살림을 도우며 여섯 차례나 국내에 잠입해 모금을 한 뒤 다시 압록강을 건너 이를 임정에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정정화 여사가 쓴 <장강일기>를 통해 정정화 여사의 삶과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조선의용대 김원봉 총대장의 부인 박차정 여사 등 3인 여성의 삶을 재조명하였다.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에게 "최후까지 떳떳하게 죽음을 맞으라"는 말을 전해 안 의사가 상고를 거부한 채 사형이 집행되도록 하고, 안 의사가 처형당한 뒤 러시아와 중국을 떠돌며 많은 독립투사들을 뒷바라지하였다.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은 그러한 조마리아 여사의 발자취와 특히 1920년 상하이로 거처를 옮겨 김구 선생 가족과 이웃에 살면서 항일 독립운동계의 대모 역할을 하며 쓰레기통에 버려진 배추를 주워야 김치를 담그는 등 어려웠던 임정 살림을 관장한 삶을 추적하여 알려지지 않았던 조마리아 여사의 삶을 회상하게 하였다.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은 또한 1930년 베이징으로 망명한 뒤 항일 비밀결사인 의열단에 가입했고, 조선의용대 부녀복무단장을 맡아 활동하며, 대장인 김원봉과 결혼해 조선의용대 여성대원들의 선봉으로 투쟁했으나 부상의 후유증으로 34살 나이로 사망한 박차정 여사의 삶도 재조명하였다.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은 당시 자료화면을 발굴하여 방영하고,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곁들여 3인의 여성이 살던 곳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더듬어주어 독립운동의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고 잊혀진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의 가치를 회상하고 복원하게 해주었다.

상해 임시정부가 묵었던 곳, 장강에서 배로 떠돌던 임시정부, 임정요인들 가운데 정정화가 지은 밥을 먹지 않은 사람이 없고 임정의 가재도구는 모두 그의 손때가 묻었다는 정정화 여사가 살던 곳과 조마리아 여사가 살던 곳, 여사의 무덤, 조선의용군이 주둔했던 산시성 타이항산에 직접 찾아가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여 현실감과 함께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조마리아 여사가 옥중에 있는 아들 안중근에게 보낸 "집안일은 생각지 말고 최후까지 남자처럼 싸우라"는 편지와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네가 상고하면 그것은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 된다"며 상고하지 말기를 권고하는 <장강일기>에서 소개하는 편지는 매우 감동적이다.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은 광복 62주년을 맞아, 잊혀진 임시정부 3인의 삶을 현지에 직접 찾아가 조명함으로써 현실감을 더해주고 남성들에 가려진 뒤안길에서 묵묵히 독립운동을 실천했던 우리 여성들을 발굴하고 조명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크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임시정부와 함께 생과 사를 함께 했던 그들의 고단했던 삶은 지금의 우리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하겠다.

'<장강일기>, 임시정부 3인의 여걸'은 표면화된 이슈를 심층적으로 접근해 그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이슈도 적극 의제화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는 <쌈>의 프로그램 기획 정신에도 부합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남성중심사회에서 남성들의 삶을 가능하게 했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항일투쟁사를 소개함으로써 여성의 힘과 저력을 재확인시켜준 프로그램이었다.
#장강일기 #시사기획 쌈 #박차정 #조마리아 #정정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AD

AD

AD

인기기사

  1. 1 폭염에도 에어컨 타령이 없는 독일 폭염에도 에어컨 타령이 없는 독일
  2. 2 런던도 난리났다... 30분 줄 서서 먹는 한식의 정체 런던도 난리났다... 30분 줄 서서 먹는 한식의 정체
  3. 3 잘 나가는 행담도휴게소, 우리가 몰랐던 100년의 진실 잘 나가는 행담도휴게소, 우리가 몰랐던 100년의 진실
  4. 4 룸살롱 다녀온 택시 손님의 말... 우리 가족은 분노했다 룸살롱 다녀온 택시 손님의 말... 우리 가족은 분노했다
  5. 5 "이 정도로 지지율이 급등하는 건 내 평생 처음 봤다" "이 정도로 지지율이 급등하는 건 내 평생 처음 봤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