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이스트 선언'을 낭독하는 청중이명옥
현경 교수는 모인 사람들에게 "영혼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저 노래가 탄생되기까지 한 여성이 얼마나 많은 날 가슴앓이를 했겠는가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 안에 귀한 보석을 가지고 태어난다. 어떤 이는 수많은 가슴앓이와 눈물로 그 보석을 값진 진주처럼 다듬어 내고 어떤 이들은 현실에 얽매어 자기 안의 보석을 한갓 돌덩이처럼 팽개쳐 버리기도 한다"며 "자기 가슴 안의 내면의 불꽃에 불씨를 당겨 먼저 자기를 살리고, 주변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망가지고 상처받은 것을 고치고 치유하는 이들이 바로 살림이스트"라고 정의해 주었다.
'살림이스트'란 명사 살림에서 온 말로 모든 것을 살아나게 한다는 뜻을 지닌다고 현경은 말한다. 그는 또 토종언어 중 가장 아름다운 말, 세상에 가지고 나가야 할 말이 바로 '살림'이고 에코페미니즘은 21세기를 이끌어 갈 진보적인 생명사상이라고 확언했다.
지금까지 세상을 지배해 온 것은 무지를 일깨우고, 자연을 정복하고, 남성중심적 힘에 의존하는 강자들을 위한 계몽적인 사상(enlightment)이었다면 앞으로는 어둠까지 포용하고 끌어안는(en-dark-ment) 그림자, 더러움, 슬픔, 고통, 분노까지 끌어안고 영혼의 진화와 명상에 밑거름을 삼아야 하는 것은 바로 '살림이스트'들인 여성의 몫이라고 한다. 어둠을 껴안지 않으면 진정한 진화와 진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씨앗이 어두운 흙속에서 싹을 틔우고, 생명은 자궁의 어둠 속에서 자라나지 않는가.
코란과 이슬람에 관한 몇 가지 오해를 풀다
현경은 이슬람 국가를 돌며 그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몹시 놀랐다고 한다. 그들은 미국은 힘은 있지만 지혜가 없는 나라, 유럽은 해가 기우는 문명, 일본은 경제 대국이지만 한국 같은 역동성이 없다고 정확하게 지구촌을 읽고 있으며, 심지어 이란에서 '대장금'을 볼 수 있으며 수줍고 자존심 강한 한 일본 여자는 집집마다 대형 브로마이드를 비롯해 벽에 도배를 해놨다며 한류, 한국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가, 대기업은 악, 노동자만이 선인가 등 한쪽으로 치우쳐 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 사람들은 이슬람권 하면 차도르, 여성억압, 명예살인, 일부다처제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이슬람 문화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서구의 눈과 창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현경은 이슬람 문화에서의 명예살인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차도르는 서구에 대한 이슬람 자신의 정체성 표현이며, 일부다처제 역시 앞뒤 정황을 모두 뺀 왜곡이라고 말한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유대문화와 달리 여성들도 남성과 똑같이 재산을 받을 수 있다고 코란에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하마드는 여성의 재산을 약탈하기 위한 강간이나, 여성납치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월경이 끊긴 나이 많은 과부나, 노인들을 아내로 맞이하여 그녀들을 보호했고 그 후 여러 명의 아내를 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란에 부유한 사람일 경우, 4명까지 아내를 둘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뒤에 모두에게 성서비스를 비롯하여 경제적인 부분까지 차별 없이 동일하게 해줘야 하므로 한명의 아내를 두는 것이 적당하다고 분명하게 쓰여 있다고 한다. 그것을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고를 지닌, 일부 남성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의 몫은 출산까지만이다. 여성들은 여성 자신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권리가 명시되어 있으므로 모유 수유를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 또한 주어진다. 모유 수유를 거부하면 남성은 유모를 붙여주거나 우유 값을 대 아이 양육을 책임져야만 한다.
재산권이나, 출산 후 양육의 책임 등을 볼 때, 이슬람 여성들은 한국이나 다른 국가 여성보다 더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뿐 아니라 어머니에게 절대복종해야 한다는 구절이 있어 어머니에게 절대복종한다고 하니 이슬람 여성들은 그저 노예처럼 억압받는다는 생각은 서구에 의해 잘못 입력된 편향된 지식일 수 있다.
미친년이 되고 싶은 여자들이여, '살림이스트'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