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안케 하는 '돌격 앞으로' 포항시 행정

포항시 행정 혁신 어떤 형태로 보여 줄 것인가

등록 2007.08.20 21:29수정 2007.08.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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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죠. 방향을 설정해 놓고 그쪽으로만 쫓아가는 거예요. 부작용이나 예기치 않은 결과를 점검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이념과 노선이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토론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책 결정 과정에 동류 집단만 참여함으로써 목적지향적 의식과 이념의 상승효과가 일어난 겁니다. 정책 결정 과정에 이념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컬렉티브 인텔리전스(Collective Intelligence·집단적 지혜)를 도출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한 거죠.”

참여정부의 정책을 두고 임기 1년 남긴 시점에서 송호근 사회학자가 평가한 글을 길게 인용했습니다. 코드가 맞는 386세대가 정책에 대한 경험 보다는 이념과 방향에 우선하였고, 정책 추진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후속조치와 구체적이며 실용적인 정책 프로그램이 부족했다는 내용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 부분은 참여정부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치단체에도 적합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지난달 민선4기 박 승호 포항시장 출범1주년 평가 토론회에서 패널토론자로 참석한 학자도 포항시정을 평가 하면서 위에 인용한 글과 거의 유사한 주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박승호 포항시장 역시 참여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는 정책 행태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동빈내항 복원 프로젝트, 테라노바 정책, KTX 노선 포항유치 등은 박 시장의 대표적인 브랜드 내지 혹은 공약 정책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책 하나하나를 보면 가치나 방향에서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 추진에 따른 예산과 법적인 뒷받침, 정책의 실효성, 추진 과정의 구체적인 프로그램, 정책 부작용에 대한 방지책 등에 대한 점검이 별로 없었다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박시장의 정책들이 시민에게 불안감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포항에서 화제 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중앙상가의 실개천도 위에서 지적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실개천은 서울의 청계천과 비교되며, 주말이면 나들이 나온 가족단위 시민들이 중앙상가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상가 활성화와 시민의 휴식 공간 제공차원에서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긍정의 이면에 부작용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주변지역의 불법 주정차 문제에다 화재 발생시 소방차 진입이 원활하지 못해 재산상 피해의 난제입니다. 앞만 바라보고 달려가는데 주력하였지, 예기치 않은 정책의 역기능에 대한 후속 문제 방지에 부족했습니다. 세련된 행정이라 할 수 없지요.

사전에 뜻이 맞는 사람들 끼리 정책을 결정하여 추진하는 ‘돌격 앞으로 행정’을 중앙상가 실개천을 통해서 입증되는듯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포항시의회도 집행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한 반감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책 수립 초기 혹은 정책 결정 이후에도 정책 결정자 시장과 뜻과 상반되는 다양한 사람들과 논의 과정을 거의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토론이 있었다면 뜻이 맞는 전문가들과 했겠지요. 이른바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논의 하는 ‘선별적 혹은 배타적 참여’입니다.

포항시 의회기 한 템포 뒤에나 시정 질의나 상임위원회를 통해서 집행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한 옥타브를 높이곤 합니다. 배제에 대한 반작용이라 할 수 있지요. 뒷북치는 의회로 전락하는 쓴맛에 견제는 강하고 집행부와 파트너십은 아주 멀리 있는 듯합니다.


포항시의 행정혁신팀 직원들이 전문가를 초빙하여 1박2일 동안 토론회를 가졌다고 합니다. 포항시가 추구하는 행정 혁신의 목표가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행정 민주성을 상승시키기 위한 것인지, 혹은 두 가지 목표를 동시 달성하기 위해 포항시가 행정력을 주력 할 것인지를 지켜 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포항시민뉴스(www.simin.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포항시민뉴스(www.simin.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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