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동연 "추미애, 컷오프 힘들다고 써달라"

'군기 반장' 염동연이 '추미애 캠프'로 간 까닭은?

등록 2007.08.22 21:31수정 2007.08.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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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연 민주신당 의원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화이팅! 화이팅!"

22일 오후 2시경 국회 헌정기념관 로비, 10여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염동연 의원이 왼팔을 쭉쭉 뻗어올리며 연신 구호 시범을 보였다. 염 의원은 이날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전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염 의원이 구호 시범을 보인 대상은 추 전 의원의 고향인 대구에서 올라온 지지자들. 20대 여성으로 보이는 이들의 어깨가 힘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염 의원이 직접 '군기 반장'을 자처한 것이다.

염 의원은 지지자들을 향해 "화이팅! 하고 크게 외쳐야지, 대구에서 어렵겠지만 우리가 힘을 내야 추미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어. 힘내!"라며 다시 한번 "화이팅!"을 외쳤고, 지지자들도 염 의원을 따라 "화이팅!"을 외치며 팔을 뻗어 올렸다.

"추미애는 9회말 홈런 칠 핀치히터"

염동연 의원이 추미애 전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며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염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국 청년조직이었던 '민주연합청년회(연청)' 사무총장을 지냈고, 지난 2002년 대선 때는 '이인제 대세론'에 밀리고 있던 노무현 후보의 정무특보를 맡아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전통적 범여권 지지층의 조직기반이 탄탄해, 손학규. 정동영 후보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

염 의원은 이날 추 전 의원의 출마선언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캠프'에 합류하게 된 이유와 관련 "우리의 상황은 야구로 말하면 9회말 홈런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추 전 의원이 홈런을 칠 수 있는 핀치히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염 의원은 또 "추 전 의원이 저를 섭외한 것이 아니고, 제가 자발적으로 찾아가서 '민주신당에 동참하고, 경선에 참여해달라'고 설득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추미애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추 전 의원의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가능성에 대해 "전략도 있고 (통과가) 가능하지만, 언론에서는 '추 전 의원이 컷오프 통과가 어려울 것 같다'고 보도해달라"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가능성을 보였을 때, 이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군기 반장'의 승부사 기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다음은 염 의원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전문이다.

[모두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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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남소연

"갑자기 결정됐다. 여러분에게 미리 보고하지 못할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다. 저는 추미애 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함께 아울러서 계승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했고, 또한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분이라고 평소에 생각해 왔다.

아시는데로 열린우리당이 창당 되면서 추 전 의원가 저는 정치적 길을 달리 할 수밖에 없었고, 총선 이후에 추 전 의원이 미국으로 가는 바람에 개인적 교분과 정치적 상황에 대해 서로 상의할 입장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추 전 의원이 미완이기는 하지만 통합의 대열에 함께 동참을 했고, 다시 정치적 동지가 되면서 저는 희망을 가졌다.

당내 다른 주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그들의 경쟁력에 의심이 간다. '지금까지 무대에서 열심히 뛰었는데, 그 한계를 보여주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저는 추미애를 통해서 다시 한번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을 했다. 추 전 의원이 저를 섭외한 것이 아니고, 제가 자발적으로 찾아가서 '민주신당에 동참해주시고, 경선에 참여해달라. 제가 돕겠다. 당신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제가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을 지 모른다'고 설득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고, 추 전 의원이 늦게 출발하기 때문에 저를 보고 또 한번 바보같은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제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 좌장으로 하면서 '노무현 후보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당신같은 바보가 있는 한 안 되는데, 나 같은 천재가 있는 한 된다'고. 천재는 할 수 있다. 추미애가 경쟁력 있고, 승리할 수 있다. 현명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추미애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 손학규. 정동영 후보측에서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 '추미애 캠프'로 가는 것을 두고 의아해 하는데, (추미애 후보는) 경선 흥행용 카드 아닌가?
"추 전 의원을 경선 흥행 카드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내가 추 전 의원을 선택했다는 얘기도 듣는다. '추 전 의원을 무대에 올려야 뭔가 흥이 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인데, 그 분의 참신성과 당당한 정치적 행보, 하자 없이 정치를 하면서 살았던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그것이 더 추미애 전 의원이 후보가 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 '하자 없는 정치를 했다'고 했는데, 추 전 의원은 '노무현 탄핵'을 추진하지 않았나?
"추 전 의원은 결사코 반대했다. 그러나 조직인으로서 도리를 한 것이다. 본인은 반대했지만 대의, 조직, 힘의 논리에 의해서 결정됐을 때는 따라가는 것이 조직인의 자세다. 그리고 탄핵 역풍 속에서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죄했던 모습이 당당했다고 생각한다."

-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참여정부는 어떻게 계승한다는 것인가?
"추 전 의원은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일등공신이었다. 당적이 민주당이어서 분당 이후 노 대통령을 떠받치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노무현 정권이 (추 전 의원에게) 장관 제의를 할 만큼 노 정권과의 정치적 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거 민주당 내에서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노 정부의 성공을 바란 사람이다. 노무현 정권을 만들었고, 일선에 나서서 돕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도왔다고 볼 수 있다."

- 추미애 전 의원의 경쟁력은?
"우리의 상황은 야구로 말하면 9회말 홈런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추 전 의원이 홈런을 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핀치히터로 누군가를 등장시켜야 했고, 개인적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와 있다.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이 30%였고,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20%에 불과했지만 그럼에도 저는 노무현 캠프에 합류했다. 게임의 룰이 그렇다. 실제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메다꽂았을 때 감동하고 청중들은 열광한다.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당선 가능성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현 대선주자들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추 전 의원에 비하면 강자인데, 승부의 세계에서 추 전 의원이 한 분, 한 분 승리를 해 나가면 추 전 의원도, 당도 경쟁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후보가 개혁진영의 대표주자인 김근태 후보를 제치고, 광주에서 한화갑 후보를 이기고, 그 이후에 대구경북에서 김중권 후보를 이기고, 마지막에 이인제 후보라는 거함을 쓰러뜨리면서 '노무현의 신화'를 창조했다. 저는 그런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다."

- 당장 컷오프(예비경선)는 어떻게 할 것인가? 통과할 전략이 있나?
"전략도 있고 통과가 가능하지만, 언론에서는 '추 전 의원이 컷오프 통과가 어려울 것 같다'고 보도해달라. 그것이 제가 추 전 의원을 선택한 이유다. 무슨 말인지 알겠죠?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가능성을 보였을 때, 이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추 전 의원이 다른 후보보다 나은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그동안 추 전 의원이 결정적인 하자가 있었나? 그동안 정치적 소신에 문제가 있었나? 국정활동을 하면서 국민의 대표로서, 정당인으로서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난 것이 있었나? 이미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한계를 노정시켰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추미애다. 9회말 마지막 홈런을 기대하면서 추미애에게 희망을 가져보자."
#염동연 #추미애 #컷오프 #경쟁력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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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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