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를 만드는 연료와 원료로 쓰이는 각종 쓰레기들.최병성
최 목사가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한 지 일주일 뒤, 이번에는 시멘트 회사들과 양회협회가 같은 장소에서 주민들과 기관장들을 불러 설명회를 열었다. 최 목사가 내 놓은 모발 검사 결과가 엉터리라는 것이다.
특히 양회협회는 "최 목사가 의뢰한 연구소에서 10개월에 걸쳐 1158명이라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모발 검사를 한 결과, 이번에 (최 목사 측이) 발표한 시멘트 공장 주민들의 모발 검사와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며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들이 질병에 걸렸거나 공장에서 환경오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목사는 "시멘트 공장이 인용한 이 논문의 모발 검사 대상자 1158명은 국내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이었다"고 반박했다. 최 목사가 제시한 논문을 보면 이들 1158명은 "병원에서 의뢰받은 아토피 같은 피부염, 과격행동, 만성두통, 생리불순 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양회협회의 주장대로라면,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이 피부염 등 질환자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말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공장 주변 주민들이 이미 질환자만큼 중금속이 오염되었다는 것을 시멘트 공장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고 분노했다. 최 목사도 "마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모발 검사한 것처럼 발표한 것은 파렴치한 행위다"며 양회협회의 시멘트 회사를 비판했다.
단양군의회, "함께 모발 검사해보자" 양회협회에 제안
최 목사는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고 말하고 시멘트 공장과 양회협회는 최 목사가 의뢰한 모발 검사가 신뢰하지 못한다고 반박하자, 공장 주변 주민들은 "그럼 다 같이 조사해보자"고 나왔다.
최근 단양군의회는 양회협회 측에 군의회와 지역 주민, 시멘트 공장이 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모발 검사를 새롭게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적지 않게 들어가는 비용도 양측이 반씩 분담하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곁들였다.
아직까지 양회협회 쪽에서는 단양군에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와 일부 주민들이 주장하는 공장 주변과 주민의 중금속 오염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 전체가 그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먹고, 그 지역에서 생산하는 시멘트를 사용한다. 양측의 주장이 시원하게 풀릴 수 있는 조사가 이뤄져 중금속 오염이 없는 것으로 판명나면 다행이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자치단체와 공장 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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