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민주당, 나란히 호남에서 '신경전'

민주신당, 광주서 최고위회의... 민주, 전북서 전진대회

등록 2007.08.23 18:59수정 2007.08.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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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3일 민주신당 오충일 대표 등 지도부는 광주을 방문해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23일 민주신당 오충일 대표 등 지도부는 광주을 방문해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 자료 사진


"민주당에 잔류하는 것은 정권창출 보다 내년 총선에 급급한 것이다." -박광태 광주시장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대적하지 않고, 한나라당이 가장 약한 광주는 왜 왔지?"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정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와 전북 지역 등을 찾아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양당은 '광주정신'의 적통자가 자신들임을 내세우며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신당은 민주당을 향해 "정권창출보다는 내년 총선에 급급하다"고 비난했고 민주당은 "이념이 불분명하다, 대선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신당 "통합의 문은 닫혔다"... 불편한 심기 드러내

23일 민주신당은 창당 이후 처음으로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당 지도부와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추미애 예비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후 오충일 대표는 미래구상 광주전남 원탁회의가 주최한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당부했다.

민주신당의 이번 광주 방문은 당내 주자들은 물론 당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오충일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이미 단독후보를 내기 위해 경선에 들어갔다"면서 "'나중에 후보단일화를 한다', '대통합으로 간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현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밝히고 있는 독자경선 후 후보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다.

오 대표는 또 "민주당에 버릴 수 없는 기득권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지만 지금 간판을 잡고 있는 사람은 본류가 거의 없다"면서 "간판을 갖고 있는 것을 법통으로 생각하는 것은 국민의 여망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통합에 합류하지 않는 것은 광주시민이 열어준 민주의 역사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통합의 문은 닫혔다"고 강도높게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유일하게 조순형 후보만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정당이냐"고 되물었다.

박광태 시장은 "민주당에 잔류하는 것은 정권창출 보다는 내년 총선에 급급한 것"이라며 "말로는 대통합을 이야기하면서 당원과 시민들에게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신당 한 관계자는 "정통적인 지지 기반이었던 호남에서도 창당 이후 지지율이나 분위기가 전에 비해 크게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호남에서 받쳐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나라당과 대전 한다며 광주는 왜 와?"

민주신당의 이날 광주 방문에 김민석 전 의원의 대선 출마선언식에 참석한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이 시각에 민주신당이 광주에 와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하는데 '지역주의 극복한다'면서 이 분들이 왜 광주부터 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 대적할 생각은 못하고 왜 왔는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유 대변인은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서 신당 만들었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가장 약한 광주에 왔다"며 "이런 모습을 보면 이미 대선은 포기하고 내년 총선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습은 광주 시민은 물론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재두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도로열린당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고 경쟁하고 있는 와중에 고작 광주에 내려가 민주당의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호주머니까지 터느냐"고 했다. 그는 "과거 열린당 때도 무슨 일만 생기면 광주에 내려가 모든 잘못은 민주당에게 떠넘기고, 민주당을 물고 늘어지는 덩치만 큰 괴물정당이었다"고 주장했다.

최인기 최고위원은 "위장폐업정당이다, 이념적으로도 정체성이 없다"며 "극좌에서 중도, 우파까지 모두 모여서 한미FTA와 국보법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자기들도 모르는 이념이 불분명한 당"이라고 비난했다. 광주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민석 전 의원은 "열린당은 4년만에 침몰했지만 민주신당은 4개월만에 침몰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민주당은 광주에서 김민석 전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었고, 이날 오후에는 전북 전주에서 당 전진대회를 열고 단결을 결의했다.

전진대회에서 박상천 대표는 "열린당과 합치면 대선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노 정권의 국정실패로 한나라당으로 기울었던 사람을 다시 돌아오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장본인을 모셔놓고 다시 돌아오라면 누가 돌아오겠느냐"고 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 후보가 민주신당후보를 제치고 단일후보로 되고 12월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전진대회에는 조순형, 장상 등 당내 5명의 예비후보, 최인기 원내대표, 이상열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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