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민중, 공통된 역사인식으로 아시아 평화를...

간또(關東)대학살 진상규명 촉구하는 일본인 격려메시지

등록 2007.08.25 19:08수정 2007.08.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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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일은 일본 간또[関東] 대진재 재일조선인학살사건을 기억해야 하는 날이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될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은 우리들에게 점점 잊혀져 가는 9월 1일의 의미를 묻고 있다.

9월 1일 아힘나 운동본부의 초청으로 10여명의 일본인들이 '간또(関東)대진재 재일조선인 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안 제정'을 호소하기 위하여 김포공항으로 입국한다.

이 호소에 동참하는 한국과 일본의 100여명의 시민들은 한·일 양국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호소를 담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하게 될 것이다. 일본 의회에도 전할 이 호소문에 선뜻 참여 의사를 밝히고 격려 메시지를 보내온 것을 공개하고자 한다.

"유언비어를 흘린 것은 정부 관계자이니 사실을 은폐하려 하였을 것,
그러나 경찰과 자경단의 중대한 범죄행위를 묵과한 일본인들은 왜?"


笠井一朗(홋카이도, 농부)

간또 대진재 때 정부 기관에 가까운 데서 나온 유언으로 경찰과 자경단이 중심이 된 일본인들에 의해 6000여명의 재일조선인 분들, 그리고 400~700명의 중국인 분들이 폭행을 받고 학살되었다고 어떤 책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마는 부끄럽게도 당시 상황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 어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던가? 어찌 죽였던가?

유언을 흘린 것이 정부 관계자라고 봅시다, 그러면 범죄 주도자기 때문에 사실을 밝히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 학살을 곁에서 보고 있던 일본 국민이 수다히 있었을 것입니다. 왜 경찰이나 자경단이 하고 있는 분명히 중대한 범죄 행위(대량 학살)를 묵과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식민지주의에서 빼앗는 측의 국민은 빼앗는 것을 예상사로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남의 것, 딴 나라 재산, 딴 나라 국민의 생명마저 빼앗아도 전시 체제, 계엄령 아래서는 '전쟁이란 그런 것'이라면서 그냥 넘겨져 끝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평소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 심한 비난 소리가 여기저기에 많습니다. 아사쇼류 비난, 중국 수입 식품에 대한 비난, 자기 집 아이를 비난…, 물론 어른 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심한 비난을 본보고 학교 내에서도 비난 소리 일색입니다. 비난의 결과 자살하거나 살해당하거나 합니다. 자기가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고 상대방을 폄합니다. 인간적 감정의 교류가 아주 희박하게 돼 있습니다. 현재진행형의 식민지주의를 지원하는 토양이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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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에 의해 조작된 유언비어가 신문을 통해 확산되었다. ⓒ 아힘나 재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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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 살인·방화, 부녀자 윤간 등의 혐의로 난데없이 처형당했던 우리 동포들 ⓒ 아힘나 재촬영


"우리는 지역의 벗들인 재일 분들과 함께 계속 소리를 높여 갈 것입니다"
渡辺つむぎ (도쿄, '히노마루', '기미가요' 강제에 반대하는 수미다 네트워크)

우리는 가장 많은 조선인이 학살된 수미다구에서 '학살 사건을 결코 잊지 않는다'를 원점으로 갖가지 기획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수미다구 행정 측은 구내에서 학살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인하려 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형태로 싸웠습니다만 당시의 자료조차 '신빙성이 부족하다' 등의 트집을 걸고 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역의 벗들인 재일 분들과 함께 계속 소리를 높여 갈 것입니다.

일본정부의 새로운 내셔널리즘을 우려하며

岩崎裕次 (후쿠오카, 스톤워크코리아2007 참가자)

일본의 현 정부는 전후 체제로부터의 탈각이라 하면서 전쟁 전의 제국주의 정책을 정당화하고 아주 작은 사례를 일반화하여 강조함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한 역사를 지워 없애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인의 다수가 간또 대진재 때 일어난, 일본인의 히스테릭한, 편협한 내셔널리즘에 근거한 조선인 대학살을 모릅니다.

요즘은 또 유감스럽게도 납치 문제 등을 거쳐 일본의 새로운 내셔널리즘 움직임이 다시 높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시아의 민중으로서 공통적 인식에 입각하여 서로가 이렇게 역사 인식을 다시 확인하면서 두 번 다시 서로 상대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까지는 갈 형편이 못되어 아쉽지만 짜신 기획의 성공을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스톤워크 코리아 2007에서 아힘나의 아이들이 많은 감동을 안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부산과 김해의 이틀밖에 참가를 못했습니다만 평생을 두고 기억에 남을 소중한 것을 얻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아힘나 아이들과 올여름에 재회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일·한 평화의 큰 가교가 되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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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차별의 본질을 보여준 학살의 현장 ⓒ 아힘나 재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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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학살된 뒤 버려진 사체들은 곧 불태워졌고, 유골은 땅에 묻혔다. ⓒ 아힘나 재촬영


노무현 대통령의 3.1연설을 교재로 썼다가 극우 정치가인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가 임명한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의해 해고당한 교사의 메시지

増田都子(도쿄, 해직교사)

저는 도쿄도의 중학교에서 33년간 사회과 교원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치요다 구립 쿠단 중학교 교원이었던 06년 3월 31일 「공무원 부적격」으로서 극우 정치가인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가 임명한 도쿄도 교육위원회에 의해 해고되었습니다.

이 이상한 처분은 05년에 제가 수업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3.1연설을 교재로 쓴 데서 발단한 것입니다. 학생들은 이 수업에서 대통령의 호소에 대해 진지하게 사고하여 일본의 침략·식민지지배와 화해 문제가 지금도 아직 완전히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 미래 일본의 주권자로서 계속 생각해 가야 할 문제라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이러한 수업에 대해서는 칭찬을 받았으면 받았지 아무런 견책을 당할 까닭은 없습니다.

그러나 도 교위는, 제가 노 대통령 앞으로라고 편지 형식으로 쓴 문장 중에서도 의회 문교교육위원회에서 '침략 전쟁 운운의 이야기는 완전히 틀리다'라고 발언한 자민당의 고가 도시아키 의원을 이름을 들고 비판하고, 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회'의 후소샤를 칭찬한 도 교위를 '역사 위조주의'라고 비판한 어구를 흠잡아 05년 8월 도 의원과 후소사를 '비방·중상'했다는 이유로 수업을 빼앗고, JR서일본에 필적할 만한 장기 징벌 연수를 6개월간 강제한 뒤 '반성이 없다, 개선이 없다'라면서 해고했습니다.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가진 '공인'이나 '교과서 제작회사'가 있다는 것을 학생에게 가르치는 일은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태어난 일본국 헌법이나 교육기본법의 취지, 05년의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에서 발표한 고이즈미 수상의 '침략과 식민지지배에 대한 반성' 담화에 대어 볼 때 전혀 무엇 하나 '부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비방·중상이기에 부적절'이라고 판단하는 도 교위 쪽의 잘못된 역사 인식이야말로 '부적절'의 극치이며 '반성·개선'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은 도 교위 쪽입니다.

저는 저의 면직(해고)철회 요구 서명을 일본과 한국 여러분에게 호소했습니다. 그의 제일차 집약분은 일본에서는 4984명. 한국으로부터는 4872명이 보내 주셔서 총 9856명분이 집계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동을 받은 것은 한국 분들의 서명에 덧붙여졌던 이하의 글입니다.

'우리는 마스다 선생님의 행동은 아시아의 영원한 평화와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정당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마스다 선생님 부당 해고 철회와 직장 복귀를 한국 국민의 양심 이름 아래 요구합니다.'

80세 가까이 되신 부산시민단체협의회 김희로 이사장을 중심으로 4872명이나 되는 한국 분들이 단 하나 일본인 교사를 위해 해고 철회를 요구해 주신 데에 눈물이 나올 만큼 반가웠고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법치 국가에서는 정의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 '간또 대진재 어필과 전시 기획'에 진심으로 찬동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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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힘나



덧붙이는 글 | 김종수 기자는 아힘나 운동본부 대표입니다.

덧붙이는 글 김종수 기자는 아힘나 운동본부 대표입니다.
#관동대진재 #재일조선인학살 #아힘나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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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역사관 관장 천안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공동대표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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