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서 세상을 보니 비로소 부처님 마음이....

적상산의 안국사와 민주지산을 지나 직지사까지(여행2)

등록 2007.08.26 11:27수정 2007.08.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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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상산에 있는 안국사 모습 ⓒ 임재만

여행 둘째 날, 잠에서 깨어보니 아직도 비 소리가 요란하다. 창문을 열어젖히고 비 오는 덕유산의 아침을 살폈다. 금세 비가 그칠 것 같지가 않다. 방안에서 어제 촬영한 사진을 정리하고, 큰 지도를 펼쳐놓고 아이들과 다음 목적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10시가 넘어서자 비가 그칠 모양인지 창가로 햇빛이 들어온다. 반가움에 모두 짐을 챙겨서 차에 실고 무주리조트로 무작정 올라갔다. 불행하게도 덕유산 설천봉은 아직도 짙은 먹구름에 휩싸여 있었다.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 올라가서 점심을 맛있게 먹으려고 도시락도 준비 했는데, 오늘도 설천봉에 오르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인 문경을 향해 영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제 지났던 무주호를 지나자 적상산의 안국사로 향하는 입구가 보인다. 이곳은 양수 발전하는 곳으로 해발 750m에도 저수지가 있다. 양수발전은 발전소의 아래와 위에 저수지를 만들고 발전과 양수를 반복하는 수력발전이다. 여름처럼 물이 많을 때나 야간에 풍부하게 남는 전력으로 펌프를 가동하여 아래쪽 저수지의 물을 위쪽 저수지로 퍼 올린다. 그리고 물이 부족해지는 시기나 주간처럼 전력이 많이 필요할 때 방수하여 발전하는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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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상산에서 내려다본 산아래 풍경 ⓒ 임재만

구불구불한 적상산 산길을 따라 안국사를 향해 올라갔다. 안국사를 향해 점점 올라가자 산 아래 풍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가파른 산길을 한 참을 오르자 산꼭대기에 아담한 저수지가 있고, 그 저수지 끝으로 전망대가 높이 솟아 있다.

전망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무주시내는 물론 덕유산의 향적봉이 눈앞에 가까이 펼쳐지고 방금 지나온 무주호수가 그림처럼 내려다보인다. 이곳은 우리나라 5대 비경중의 하나라고 안내되어 있다. 특히 안국사 뒷길에서 절 지붕위로 넘어다보는 덕유산 향적봉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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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사에서 바라본 풍경 ⓒ 임재만

적상산성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고찰 안국사는 고려 충렬왕 3년(1277)에 월인화상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광해군6년(1614) 적상산성 내에 사각이 설치되고, 인조 19년(1641)에 선운각이 설치되어 적상산 사고(史庫)로 조선왕조실록과 왕의 족보인 선원록이 봉안되었다.

이때 사고를 방비하기 위하여 호국사를 지었으며, 안국사는 그 전부터 있던 절이었으나, 호국사와 더불어 이 사각을 지키기 위한 승병들의 숙소로 사용되어 안국사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졌다고 한다.

안국사에서 아침에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간단히 먹고, 무주 읍내를 지나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으로 향했다. 높이 1,242m의 민주지산은 소백산맥의 일부로 추풍령에서 남서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다. 북쪽으로는 국내 최대 원시림 계곡인 물한계곡과 각호산(1,176m)이 이어지며, 남동쪽으로는 석기봉(1,200m)과 삼도봉(1,176m), 경상북도 쪽으로는 직지사가 이어진다. 산세가 부드러우며, 감천(甘川)의 지류인 송천(松川)의 발원지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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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한계곡에서 바라본 민주지산의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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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지산에 있는 물한계곡 ⓒ 임재만

민주지산에는 이십 여리가 넘는 긴 계곡이 시원히 흐르고 있었고, 산 꼭대기로는 운해가 이리저리 날며 산 정상을 신비스럽게 감싸고 있다. 물한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유난히 물소리가 요란한 곳에서 은은한 목탁소리가 들려온다.

절내로 들어서자 어디선가 잠자리가 날아와 반가운 듯 손등에 가만히 앉는다. 잠자리는 잡으려면 도망가고 모른척하면 다가오는 장난꾸러기라 생각하였는데, 이곳 잠자리는 모두가 친구인 것처럼 거리낌 없이 다가와 앉곤 한다. 황룡사는 개보수 관계로 지붕이 비닐로 덮어있었는데 생각보다 아주 조그만 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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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에서 손등에 앉은 잠자리 ⓒ 임재만

민주지산을 나와 김천의 직지사를 향해 방향을 틀었다. 황간을 지나 김천에 다다르자 멀리 황악산이 우뚝 솟아 있다. 황악산 기슭에 있는 직지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직지사로 올라갔다.

직지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직지공원이 있었는데, 분수대와 여러 조형물로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다. 공원 가운데로 맑은 냇물이 흐르고 있고, 큰 분수대가 시원히 물줄기를 품어대며 쉼 없이 춤을 추고 있다. 그 공원에 나 있는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도자기 박물관이 있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직지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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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 공원에 있는 분수대 풍경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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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 절내의 모습 ⓒ 임재만

직지사는 황악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역사가 있는 큰절이다. 절의 위치가 산곡이면서도 높지 아니하고, 야지인듯 하면서도 산사의 풍취가 항상 흘러 넘쳐서 4계절 내내 도량을 참배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직지사는 서기 418년에 아도화상에 의해 세워져 1600여년 동안 고승들을 많이 배출한 절로 경내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어둠이 짙게 내려와 김천의 찜질방을 찾아 나섰다. 직지사 앞에도 제법 큰 찜질방이 있었는데 휴가를 간 모양이다. 운이 좋게도 김천에 들어선 지 얼마 안 되어 매우 커다란 스파벨리라는 찜질방을 만날 수 있었다. 규모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도 매우 편리하게 잘 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넓은 공간으로 나와 시원한 녹차를 한잔 마시자 마음의 평화가 밀물처럼 가득 밀려온다.

덧붙이는 글 | 여행코스 
덕유산 무주리조트 - 무주호- 적상산 안국사- 무주읍-민주지산 물한계곡-황간- 황악산 직지사

덧붙이는 글 여행코스 
덕유산 무주리조트 - 무주호- 적상산 안국사- 무주읍-민주지산 물한계곡-황간- 황악산 직지사
#무주리조트 #적상산 안국사 #민주지산 #물한계곡 #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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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다니며 만나고 느껴지는 숨결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가족여행을 즐겨 하며 앞으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기사를 작성하여 기고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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