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치하에서도 명맥 유지된 '연산백중놀이' 아십니까?

농사일이 끝나는 백중일에 한마당 축제로 펼쳐져... 올해 18회째 행사

등록 2007.09.01 13:15수정 2007.09.0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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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연산백중놀이 정기 시연회 모습 지난 30일 열린 제18회 연산백중놀이 정기 시연회 모습. 연산백중놀이는 올해로 526주년을 맞이하는 유서깊은 전통민속놀이로 지금까지 백중놀이 보존회의 노력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 김동이



농사일이 거의 끝나는 음력 7월 15일 백중일을 기하여 천변에 모여 난장을 트고 한마당 축제로 벌어진 대동놀이였던 연산백중놀이를 아십니까?

연산백중놀이는 올해로 526주년을 맞고 있으며, 연산백중놀이 보존회를 통해 재현된 지는 18회째가 되는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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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광 사당 서석 김국광의 사당인 모원재. 문화재자료 제30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 충남 계룡시에 위치하고 있다. ⓒ 김동이


연산백중놀이는 현 계룡시 두마면 왕대리를 중심으로 연산면 일대에서 전승되어 온 민속놀이로서 조선조 성종 때부터 서석 김국광(1415~1480, 성종 때 좌의정에 올랐으며, 후에 좌리공신 광산 부원군에 봉해졌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그의 묘소가 있던 두마면 왕대리를 비롯하여 논산시 연산면 인근 27개 동리에서 농사일이 거의 끝나는 백중일에 김국광의 묘소에 참배한 후 두계 천변에 모여 난장을 트고 한마당 축제로 벌어진 대동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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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백중놀이 제18회 연산백중놀이 정기 시연회 모습 ⓒ 김동이



일제치하에서도 계속 유지되어 온 연산백중놀이는 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1942년 중단되었다가 1989년 당시 한국국악협회 충남 지부장이었던 김용근씨가 발굴, 재연되었다. 특히 지난 1990년 제31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충남 대표로 출전하여 종합우수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함으로써 1991년도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연산백중놀이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하여 연산백중놀이 보존회(회장 강대혁)를 구성하여 매년 음역 7월 15일 백중날에 정기적으로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유서깊은 연산백중놀이 정기행사가 백중일이 지난 30일(음력 7월 18일) 흐린 날씨 속에서도 백중놀이 보존회원과 공연 관계자 등 17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논산시 연산면 농산물 공판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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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효부 표창 임성규 논산시장이 효자, 효부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 김동이



특히 이날 행사에는 임성규 논산시장을 비롯하여 논산시의회의장, 논산교육장 등 귀빈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으며, 행사는 강대혁 백중놀이 보존회장의 인사말과 효자, 효부에 대한 표창수여, 감사패 전달, 백중놀이 공연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임성규 논산시장은 "계속 비가 내렸는데 공연을 시작하려니까 비가 그친 것은 그동안 백중놀이 보존회원들이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하늘이 감복해서인 것 같다"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데 힘써 준 보존회장과 예능보유자, 출연자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앞으로 백중놀이가 오래오래 보존될 수 있고 자손만대에 길이길이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개막행사에 이어 벌어진 백중놀이 본 행사는 총 여덟 마당으로 신명나게 펼쳐졌다.

첫 번째 마당에서는 기선제압을 위한 놀이패들의 기싸움이 벌어졌다. 기싸움이란 각 지역의 놀이패들이 놀이마당으로 집결하는 중간지점에서 타 놀이패와 만나게 되는데 이때 기를 먼저 넘어뜨리는 편이 승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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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놀이 연산백중놀이 행사중 놀이패들의 기싸움과 화합의 뜻으로 지역좌상 용기목에 백색띠로 목도리를해주고있다. ⓒ 김동이



둘째 마당은 기싸움 후에 놀이패들이 놀이마당에 집결하여 지역좌상기는 도좌상기인 쌍용기에 대하여 기세배를 하고 이때 도좌상은 백중놀이에 합류해도 좋다는 화합의 뜻으로 지역좌상 용기목에 백색띠로 목도리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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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놀이 국태민안과 세화연풍을 기원하는 농신제 ⓒ 김동이



셋째 마당은 기세배가 끝나고 도좌상과, 지역좌상, 그리고 축관은 놀이패를 대표하고 국태민안과 세화연풍을 기원하는 농신제를 지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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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막이 농사질때 농기구인 연장에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액풀이로 각종 연장을 소각한다. ⓒ 김동이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신께 비나이다~ 지신께 비나이다~ 연연에 농사질때 낫날에 손을 비고~ 삽날에 발을 비며~~ 호미끝에 발을 찍고~ 등짐하다 발목삐니~~ 하늘이여 살피소서~ 조상님은 도우소서 오곡으로 밥을지어~ 농신제를 모시오니 저의 정성 받으시고~ 소원대로 해줍소서 / 후렴:얼~ 널널 상사뒤여 <백중놀이에서 부르는 액막이 노래>

넷째 마당으로는 농신제가 끝난 후 세화연풍과 그 해 농사질 때 농기구인 연장에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액풀이로서 가래, 삽, 소시랑, 낫 등 각종연장을 농신대가 소각하는 불에다 넘기며 액막이 노래를 부른다.

다섯째 마당은 연산현내에서 부모에게 효성이 가장 지극한 효자와 효부를 놀이마당에 데려다 포상하고 격려한다.

효자, 효부 포상이 끝나면 불효자식을 놀이마당에 대령시켜 쌍용기에 묶어놓고 징벌하여 앞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귀가시키는 여섯째 마당이 시작된다.

불효자 징벌이 끝나면 그해 가장 농사를 잘 지은 상머슴에게 푸짐한 상을 주며 격려하는 일곱째 마당이 펼쳐진다.

포상이 끝난 후 동리사람들은 머슴들을 지게 가마에 태우고 동리마당을 돌며 축하와 위로를 해주는 여덟째 마당이 열린다.

마지막으로 모든 마당이 끝나면 뒤풀이로 한데 어우러져 충청도 전통 풍물가락인 쩍쩍이, 7채, 5방, 감끼 등 흥겨운 마당놀이로서 연산 백중놀이는 끝을 맺는다.

보존회를 통해 그 명맥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는 연산백중놀이! 한마당 축제로 신명나게 펼쳐져 전통민속놀이를 잇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지금도 농사를 지으면 살아가고 있는 연산면민들이 이 날 하루만큼은 같이 한데 어우러져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행사인 만큼 계속해서 놀이가 이어져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존회까지 구성하여 전통민속놀이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전통놀이는 계속해서 계승 발전될 것이며, 후손들에게도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연산백중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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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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