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행정부는 친북좌파인가?

수구세력의 분류법에 의하면 그렇지 않을까?

등록 2007.09.03 13:56수정 2007.09.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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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간의 대화가 점점 탄력을 받고 있다. 드디어 모든 핵을 불능화하는 데까지 대화가 진전되고 있다. 심지어 북미관계 정상화와 대북경제지원이 심도깊게 논의되고 있으니 놀라운 속도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김계관과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간의 대화에서 큰 원칙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의 공감이 오간 것같다.

 

북핵문제의 중요한 당사자로서 우리에게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제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북미상호간의 대화가 발전적으로 진전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지극히 복잡하고 우려스러운 북한의 핵문제가 서서히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수구언론들과 한나라당이다. 그들의 일관된 원칙은 북핵의 선해결 그리고 후대화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것과는 전혀 다르게 사태가 진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별로없다. 부시행정부의 태도가 그들에게는 매우 불만스러울텐데 왜 아무런 반응이 없을까? 강력히 비판이라도 해야 할 상황인데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이상하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버시바우 주한미대사를 만나서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대결이다' 이렇게 주장했던 것이 불과 4일전이다. 그 주장에 비추어 본다면 지금 부시행정부의 대북태도는 매우 친북적인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그들과 우호적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은가? 단계별로 보상을 논의하고, 관계정상화까지 의제로 올렸다. 그런데 왜 친북태도를 비판하지 못하는 것일까?

 

수구언론들도 미국의 이러한 태도를 비판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주장했던 선 핵폐기주장과 철저한 상호주의에 어긋남에도 말이다. 참으로 희안하다. 과거 부시행정부가 선핵폐기를 주장했을 때 철저히 보조를 맞추더니 이제는 미국이 궤도를 이탈했는데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주장은 일관성을 상실한 것이다. 일관성을 상실하였다면 이미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 말하자면 미국이 주장하면 항상 옳다는 방식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미국이 노선과 방침을 변경하면 그들의 원칙은 저절로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일관성없는 태도를 이해하려면 그들이 미국 행정부의 뜻을 추종하는 데에서 답을 찾아야 가능한 것같다.

 

그런데 왜 정상회담은 또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일까? 미국이 하는 것은 옳지만 같은 것이라도 노무현 정부가 하는 것은 안된다는 주장인가? 아마도 대선의 유불리로 민족사를 따지기 때문이 아닐까? 심지어 대선이 끝난 후로 남북정상회담을 미루자고 주장하니, 대선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태도는 정권반대와 미국추종이 아닐 수 없다. 뭐 항상 그랬던 것이니 나름 일관성을 유지한 셈이 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소위 범여권이라고 칭하는 대통합 민주신당의 지지율 1위후보까지 한나라당과 비슷한 사고를 한다는 것이다. 하기사 불과 몇일 전에 몸담던 정당이니 비슷하다고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남북정상회담을 대선에 활용할 생각이라면 노탱큐다' 이 멘트는 그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뭐가 만에 하나인가?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에서 뭐 그리 활용도가 있단 말인가? 대선은 대선이고, 남북정상회담은 회담일 뿐이다.

 

이 땅위의 수구세력이 생각하는 방식을 이 나쁜 머리로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뭐 그려려니 하고 사는 것이 일신의 영달에 편할 것같다. 우리정부는 친북좌파고, 미국은 북한과 무슨 짓을 해도 옳다는 그들의 사고체계를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힘있는 미국과 이땅의 비주류 세력이 쥐고 있는 정권의 차이에서 연원하는 것이겠지. 자꾸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머리아프다. 그냥 포기하자.

덧붙이는 글 | 노사모, 인터넷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2007.09.03 13:56ⓒ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노사모, 인터넷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북핵 #북미관계 #수구세력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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