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귀환자들 성폭행은 없었다"

샘병원측 브리핑에서 "귀환자 건강 양호 빠르게 안정 되찾고 있다"

등록 2007.09.04 08:29수정 2007.09.0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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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환자들을 치료중인 샘안양병원 측의 브리핑
귀환자들을 치료중인 샘안양병원 측의 브리핑최병렬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일부 여성들에게 위기 상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성적 폭행은 없었으며, 그 상황에서 두 명의 남성 피랍자가 구타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랍 석방자(이하 귀환자)들이 입원 치료중인 경기도 안양시 샘안양병원 측은 귀환자들의 현재 상황과 기본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한 브리핑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특히 샘안양병원측은 귀국 이틀째를 맞고 있는 귀환자들의 건강이 예상과 달리 빠르게 회복중으로 일부 정신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큰 이상이 없어 이르면 2주 안에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검진 결과를 밝히면서 당분간 외부 접촉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샘안양병원 차승균(52) 병원장은 3일 4시 20분께 병원 지하1층 샘누리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증언과 의학적 진단 결과 성폭력은 없었으며 남성 인질들 일부가 탈레반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던 것은 사실이나 특별한 외상은 없으며 모두 회복된 상태"라고 밝혔다.

 귀환자들의 건강검진 결과를 설명하는  차승균 병원장
귀환자들의 건강검진 결과를 설명하는 차승균 병원장최병렬

차 원장 말에 따르면 중 피랍자중에서 일부 남성이 피랍 초기 기도문을 외우지 않는다고 구타를 당했으며 분산 수용되어 있던 일부 그룹에서 여성들이 위기 상황에 처하자 남성 2명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구타를 당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차 원장은 "구타를 당한 남성들도 (당시) 타박상 정도가 있었겠지만 의학적으로는 모두 회복한 상태"라고 말하고 "여성은 구타를 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차 원장은 귀환자들의 현재 상태와 관련 "어제 혈액, 소변, 용변, 방사선 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했다. 의학적 몇 가지를 제외하고 환자들 상태는 양호하다. 일부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기본질환이 있지만 그것도 악화되거나 심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산부인과, 피부과, 내분비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등 새로운 진료를 시작했다"며 "월경불순과 산부인과적인 모든 증상을 검진한 결과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고 말하고 "피부과 진료에서도 벼룩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의 초기 면담을 마친 결과 귀환자중 6-7명이 우울반응,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는 불면증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외부 상황으로 일시적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며 대부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밝혔다.


 샘안양병원 브리핑에 참석한 취재진
샘안양병원 브리핑에 참석한 취재진최병렬

차 원장은 "정신과에서 진단한 결과를 보면 6~7명의 여성들이 우울증과 불안, 불면증, 퇴원 이후의 문제를 걱정과 염려가 많다"고 전하며 "현재 정신과에서 일부 환자들에 대한 면밀한 정신과 관찰 및 집중적 면담과 약물처리를 시행중이다"고 강조했다.

또 '변화가 어떤가요?' 질문에 차 원장은 "크게 변화된 것은 없으나 크게 3가지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며 "죽음에 대한 공포, 그 환경이 매우 열악했기 때문에, (귀환자들이) 풀려난 후에 같이 계셨던 두 분이 사망으로 많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차승균 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성폭행 의혹과 구타와 관련 "의학적인 것에 한해서만 질문해 달라. 의사로서 의학적인 질문에 대해서 명확하게 대답해 주겠다"며 다소 주저하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귀환자들의 증언과 의학적 진단의 결과를 밝혔다.

이는 귀환자들의 말이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남성들이 피랍 초기 이슬람 기도문을 외우지 않거나 개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를 당했다. 타박상 정도가 있었겠지만 의학적으로는 다 회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성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부 언론에서 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으나 성폭행 사실은 없었다. 본인들도 부인했고 의학적으로도 확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샘안양병원 전경
샘안양병원 전경최병렬

차 원장은 "가장 외진지역에 속해 있던(제창희, 송병우씨) 그룹의 경우 숙소로 사용하던 토굴에서 탈레반 자신들이 잠을 자겠다는 이유로 여성 인질만을 남긴 채 남성 인질들을 밖으로 내보내려는 시도에 대해 남성인질들이 저항을 하였고 이 과정에서 총기 위협 등의 위기상황이 있었으나 적절히 그러한 상황을 극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이들이 피랍자 중 가장 늦게 풀려난 사람들이 제창희(38)씨 그룹이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하고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기사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확인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언론이 앞서나가 짜집기식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이는 본인들의 말한 것이라고 전하면서 "이것을 성폭행 위협으로 받아들이느냐의 여부는 여성들 본인의 판단에 달렸지만 여성들은 (당시) 성적 수치심이나 성폭력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는 사실을 있는 사실대로 써달라"고 말했다.

한편 샘안양병원 측은 현재 귀환자들은 정신적 문제를 제외하고 큰 이상이 없어 이르면 2주 안에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오는 8일 열리는 고(故) 배형규 목사의 장례식에는 환자들의 상태에 따라서 참석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샘안양병원측은 귀환자들의 건강 상태와 관련한 정례브리핑을 내일(4일)부터 매일 오후 2시에 갖는다. 특히 내일 오후 브리핑 이후에는 1차 석방으로 풀려나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합류한 김경자·김지나씨가 당시 피랍 상황과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안양 #피랍자 #샘안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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