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효과 제로"... 교육개발원, 특목고 전면폐지 제안

등록 2007.09.12 11:51수정 2007.09.1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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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이 초중등교육법에서 특수목적고(특목고) 조항(시행령 90조)을 전면 삭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외국어고와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 등 특목고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어서 찬반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고형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목고 정책의 적합성 연구'란 정책보고서를 만들어 12일 오후 공식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주문에 따라 연구 일정이 앞당겨진데다 교육부와 사전 교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10월 발표 예정인 '특목고 제도 개선 대책안'의 큰 방향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강영혜 교육개발원 제도연구실장이 책임 집필한 이 연구보고서는 결론 부분에서 "법에서 현행 특목고 조항을 없애고 특성화 학교의 계열을 다양화하여 기존 특목고 계열을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성화 학교는 소질과 적성이 비슷한 학생을 뽑아 인쟁양성 교육 또는 자연현장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고교를 말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외고는 대학의 어문계 진로 준비를 돕는 교육과정을 두는 정도의 지위로 바뀌게 된다. 연구진도 보고서에서 "외고는 학술적 근거가 부족한 '어학영재 육성' 대신 어문계 진로 준비를 돕는 교육과정 특성화 학교로 지위변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특목고가 일반고와 차별화된 교육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살펴봤더니, 과학고의 학교효과는 어느 정도 확인되었지만 외고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외고와 일반고 학생의 국어성적을 놓고 배경변수 등을 통제하고 나면 외고생의 발전 효과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특목고 효과가 학교교육의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좋은 배경과 학구열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하여 얻어지는 선발효과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특목고 학생들은 평준화 일반고 학생들에 견줘 가정배경이 크게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 학생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약 442만원인데 반해 과학고와 외고는 각각 652만원, 648만원이었다.

 

과열 과외 논란에 대해서도 연구진은 "특목고 학생들은 진학 준비를 위해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할 뿐 아니라 입학 후에도 일반고 학생보다 더 많은 사교육비를 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 실은 내용을 고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9.12 11:51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 실은 내용을 고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특목고폐지 #외고 #한국교육개발원 #외국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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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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