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신정아’와 ‘이명박’은 부패의 상징”

창조한국, 문국현 예비후보와의 만남

등록 2007.09.17 08:59수정 2007.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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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손을 올려 제스처를 취하며 답변하는 문국현 후보. ⓒ 임현철

때로 손을 올려 제스처를 취하며 답변하는 문국현 후보. ⓒ 임현철


창조한국 광주ㆍ전남본부 합동 출범식이 끝난 후 16일 새벽 0시 30분, 문국현 예비후보의 객실을 찾았다. 김재현 부속실장이 맞이한다. ‘쏴~아’ 물소리가 들리고 식탁에 옷이 걸려 있는 것으로 봐서 샤워 중임을 알 수 있다.

 

방에는 침대 2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응접실에는 쇼파와 탁자가 자리한다. 잠시 내부에서 기다리다 옷 갈아입을 시간을 주기 위해 밖에서 기다린다. 그 사이 행사 참가자들에게 미리 받은 인터뷰 요청 내용을 정리한다. 3분여 만에 문이 열린다.

 

검은 색 바지에 흰 와이셔츠, 노타이 차림의 문국현 후보가 “노타이 차림인데 괜찮으냐?”며 웃으며 맞이한다. 단정한 모습이다. 옆에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며 인터뷰 시간 5분을 할애한다. 하다 보면 시간이 지켜질리 만무하다. 그들도 알고 있으리라.

 

문국현 후보가 “오마이뉴스 대단하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인터뷰를 오다니…”하며 덕담을 건넨다. 졸지에 게으른(?) 기자에서 부지런한(?) 기자로 변한다. 탁자에 천마(天麻) 2개가 놓여 있다. 건강식이냐는 물음에 “건강식은 안한다. 어떤 이가 2개를 방에 두고 간 것이다”며 “뭐지? 아~, 마네”하며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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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새벽, 문국현 후보가 수면을 취한 객실 침실. ⓒ 임현철

16일 새벽, 문국현 후보가 수면을 취한 객실 침실. ⓒ 임현철


후보단일화, “때가 되면 국민이 지시와 명령 내릴 것”

 

- 일정이 빡빡 하실 텐데 건강 비결은?
“(웃으며) 낙관주의가 건강 비결인 것 같다. 정도(正道)를 가지고 타협하지 않고 원칙대로 가면 상상하는 만큼 이룬다. 상상이 현실에서 꿈을 이루게 한다.”

 

- 후보 단일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 성사 여부와 방법은?
“(진지하게) 후보자 중심으로 단일화를 생각하면 안 된다. 국민이 가장 현명하게 많이 생각할 것이다. 때가 되면 국민이 지시하고 명령을 내릴 것이다. 정치 공작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기존 정당이 국민에게 희망보다 실망을 안겨줬다. 부패정당으로 낙인 찍힌 곳은 미움을 많이 받아 감동을 주기보다 국민을 좌절시키고 분노케 했다.

 

말과 다르게 경제와 사회를 악화시켰고, 비정규직 등의 문제는 씻을 수가 없다. 이를 극복하는 가치체계 건설을 위해 사람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이제 국민들만 봐야한다. 기존 정치권도 그동안 국민들에게 굳게 닫쳤던 성체를 열고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그 시점이다. 범여권후보가 아니라 국민후보가 나와야 한다.

 

정치인도 보다 양심적이고 미래 지향적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95%를 차지하는 중산층과 서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8%의 국가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따뜻하고 깨끗한 국민의 뜻에 따라 당을 창당하면 국민이 제일 먼저 지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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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새벽, 문국현 후보와의 인터뷰. ⓒ 임현철

16일 새벽, 문국현 후보와의 인터뷰. ⓒ 임현철

 

노조, 재벌이 부패하고 정직하지 못해 강해져

 

두 손을 모은 채 차분하고 단아하게 이야기 한다. 때로 손을 올려 제스처를 써가며 진지하게 대답한다. 그의 모습에서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교장 선생님’ 같은 느낌을 받는다.

 

- 노무현 정권은 주요 정책에서 시민사회와 대립이 많았다. 이의 대처 방식은?
“(잠시 생각하다) 절차적 민주화와 스스로 대통령 권위를 해체한 것, 급속한 권력 해체 등은 잘했다. 북한 핵실험으로 혼란스럽고 걱정이 많을 때 평화를 계승하고 북ㆍ미수교, 동북아 평화 구축도 잘했다. 그러나 한미 FTA 협상에서 개성공단과 농민을 져버린 것은 폐해이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국민과 긴밀한 관계를 기피해 생긴 현상이다.”

 

- 강성 노조와 강한 노조에 대한 생각들은?
“재벌의 1대 주주들이 부패하고, 정직하지 못해 노조가 강해진 것이다. 재벌 총수가 부패하지 않은 점을 전제로 노조도 국민과 의사소통을 늘려야 한다. 노동권에만 집착하지 말고 의사소통을 중시해야 한다. 약자를 대변하는 노조도 폭넓게 접촉할 필요가 있다. 노사 양쪽의 노력이 필요하다.”

 

옆에서 “이제 그만”을 요구한다. 마음은 이해하나 물어볼 게 태산이다. 잠시 주저하다 내친 김에 질문을 던진다. 주위 사람들의 얼굴에 곤혹스런 표정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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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모아 깎지를 끼고 답변하는 문국현 후보. ⓒ 임현철

손을 모아 깎지를 끼고 답변하는 문국현 후보. ⓒ 임현철


"교육 예산 GDP 4%에서 5% 이상으로 늘려야"

 

- 교육에 대한 입장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외국에선 우리나라 공교육 강화를 걱정한다. 6세부터 25세가 1기, 25세부터 65세 내지 75세까지를 2기라 볼 때 2기 평생학습도 중요하다. 지식은 진보되어 가는데 기업에만 평생교육을 맡겨두고 있다. 2기 교육은 완전히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대학 수준도 낮아졌다. 대만은 120만 명이 해외로 취직하고 있는데 우리는 대학 졸업 후 해외 취직률이 거의 없다. 일본, 중국, 심지어 대만보다 못한 실정이다. 대학의 질 향상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들은 제2 외국어를 6세부터 시키는데 우리는 9세부터 시킨다. 공교육의 강화가 절실하다.

 

공교육 강화를 위해 GDP 4%인 교육예산을 5%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다른 나라는 40년간 공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공교육 기간은 고작 10여년으로 평생학습을 게을리 한다. 그것도 대학 입학 후 끝난다. 교육이 학위를 따기 위한 수단으로 변해 있다. 21세기에 우리만 20세기 모드에 살고 있다.”

 

그렇잖아도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신정아 파문에 대해 물을 작정이었는데 “교육이 학위를 따기 위한 수단으로 변했다”는 답변을 들은 이상 묻지 않을 수 없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4시 차로 이동해야 할 상황을 알면서도 질문을 던진다.

 

- 신정아 파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단호하게) ‘신정아’와 ‘이명박’은 부패의 상징이다. 극단적 비리가 있는 후보를 뽑은 야당도 잘못이다. 현 정부의 관리가 그런 것은 얼빠진, 정신 나간 것이다. 이런 관리를 대하면 국민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세력이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20여분 문국현 후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문을 나서며 떠오르는 느낌은 ‘사람 중심을 외치는 바탕에 국민이 먼저 있구나’였다. 문국현 후보의 측근을 인터뷰 해야겠다는 욕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지난 15일, 창조한국 광주전남본부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는 문국현 후보. ⓒ 임현철

지난 15일, 창조한국 광주전남본부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는 문국현 후보. ⓒ 임현철
2007.09.17 08:59 ⓒ 2007 OhmyNews
#문국현 #창조한국 #미래창조 #희망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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