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경우에도 빚으로 살지 마라

"나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지 못했다"(35)

등록 2007.09.17 18:36수정 2007.09.17 18:4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람의 힘으로 쉽게 다뤄지지 않는 게 몇 가지 있다. 자식문제와 가난도 그 중의 하나이다. 자식은 자라면서 어디로 튈지를 모르고, 가난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 날 자신의 옆에 와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가난의 괴로움을 면하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자기의 재산을 늘리는 것과 자기의 욕망을 줄이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지만 후자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가짐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L.N.톨스토이의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빠듯한 월급여로 생활하다 보면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상속재산이 있거나 결혼 전에 어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해 둔 경우가 아니라면 한 달 한 달이 그야말로 살얼음판일 것이다.


나가는 돈은 많고, 들어오는 돈은 한정돼 있으니 피곤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생활을 하다 보면 나가는 돈구멍은 숭숭 뚫려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가 출생하면 그 몫만큼 쓰임이 늘어나고, 친가와 본가 등 집안의 대소사(大小事)도 줄을 잇게 된다. 직장에서도 직위가 올라갈수록 품위유지비는 더 들게 마련이다.


한 푼의 쓰임도 더 이상 줄이래야 줄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수입은 일정하다 보면 결국 돈을 빌려 쓰게 되고 그것이 빚으로 남게 된다.


물론 오늘날에는 카드 빚으로 시작되고, 그것이 쌓이면 캐피탈 자금이나 은행융자 등으로 확대되는 형태로 커져가게 된다. 카드깡이나 사채로 뛰어들게 되면 사실상의 개인파산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직장인의 평균은 결혼과 함께 빚을 안게 돼 있다.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더라도 다소의 융자를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매달의 이자와 원금상환 부담이 평생을 괴롭히게 된다.


더욱이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돈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이다. 많은 젊은 부부들 중에는 이미 내 집 마련을 포기한 만큼 원하는 대로 쓰고 보자는 '현실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역시 어리석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의 수입이 언제까지나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돈쓰임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게 마련이다. 돈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하기야 경영학적으로는 볼 때 적당한 부채, 즉 채무를 안고서라도 토지나 물건 등의 고정자산을 늘려놓으면 미래에 값이 올라 오히려 더 큰돈을 벌게 되기도 한다. 현명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자기자본만으로 경영하는 사람은 어리석기 짝이 없기도 하다. 부채도 곧 자산이라는 항변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경우이다, 개인의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


돈이란 게 묘한 면이 있어 쓰지 않으면 쓰지 않은 채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쓰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쓰이는 게 돈이다.


빚쟁이의 빚이 점차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번 돈쓰는 구멍이 뚫린 탓에 그 구멍 안으로 계속 돈이 들어가는 꼴이다. 처음부터 아예 그런 구멍을 뚫어서는 안 된다. 가정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젊을 때 한때의 기분과 실수로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자신의 한 평생을 돈의 노예로 만드는 결과를 빚는다.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자신의 앞날을 망치는 첩경이다.


"빚은 인생을 단축시킨다." J.쥬베르는 <팡세>에서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영국 격언도 '빚 있는 사람은 동시에 노예다'라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구약성서 잠언 22장 7절에서는 '가난하면 부자의 지배를 받고, 빚지면 빚쟁이의 종이 된다'고 훈계하고 있다.


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뜻밖의 일로 목돈이 들어갈 때가 있다. 집안에 큰 일이 생겼다거나 병이나 사고가 났을 때 등이다. 이런 경우는 불가항력이라 하겠지만, 돈 쓰는 교육이 안 돼  있거나 쓸데없이 낭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아무런 계획 없이 습관적으로 돈을 물 쓰듯 흘려보내는 일도 적지 않다. 특히 회사 돈으로 접대를 하거나, 비용처리가 되는 업무를 맡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돈의 쓰임이 커지게 마련인데 이때 조심해야 한다.


회사 돈과 개인 돈을 엄연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접대를 할 경우 호텔 레스토랑이나 고급음식점을 찾을 수 있지만, 그 입맛에 길들여져 개인적으로도 그런 곳을 찾는다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술집의 경우에는 그 금액이 크기 때문에 상당한 후유증을 던져주게 된다.


돈에 대해 너무 인색하거나 벌벌 떨어서도 안 되지만 헤픈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인색한 쪽이 낫다. 돈은 쌓여있으면 쓰기는 쉽다.


하지만 지갑이 비어 있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하게 된다. 채워진 지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텅텅 비어있는 지갑은 빚 갚으라는 독촉장 쪽지 외에는 들어갈 게 없다.


빚을 강조하는 것은 내 경우 이러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게 쪼들리며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돈 쓰임에 대한 공부가 미리 돼 있었다면 훨씬 여유롭고 풍족한 생활이 가능했을 것이란 생각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나의 경우 그야말로 개인적으로 풍족하고 호사스런 생활을 했지만, 집안의 경우는 달랐다. 안과 밖에 달랐던 것이다.


T.제퍼슨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일찍 빚에 대한 교육을 시켰다. "너의 일생동안 지켜주기 바라는 원칙은, 가진 돈이 없을 때 절대로 무엇을 사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빚진다는 것이 원하는 것을 못 가지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임을 잘 알아라."


빚 없는 생활을 생활의 철칙으로 삼아라. 어쩔 수 없이 빚이 생긴다면 우선 그 빚부터 갚는 일에 매진하라.


'지불이 끝나도 빚을 다 갚은 것은 아니다.' 프랑스 격언이다.


L.L.P.스미스는 "빚을 갚는 것은 수입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품의 문제다"라고까지 말했다.


빚은 이처럼 자신을 갉아먹는 곰팡이이자 바이러스이다. 그 까짓 것 하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결단코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빚에 관한 한 얻어 쓰는 것도 문제지만, 빌려주는 것도 문제다. 빌려 쓰는 것보다는 빌려주는 쪽이 나을 수 있겠지만, 결단코 그렇지는 않다.


돈을 꿔줄 때는 앉아서 주지만 받을 때는 서서 받아야 한다. 돈을 꿔주면 당장의 눈앞에서는 고마워하지만 돌아서면 욕을 하거나 원망하게 된다.


"적은 돈을 꿔주면 채무자를, 큰돈을 꿔주면 적을 만들게 된다." 라벨리우스는 <몸짓놀이 연극>에서 이처럼 간파하고 있다.


실제 적이 되고, 돈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송의 많은 부분이 실제로 이러한 금전대차에서 비롯되고 있기도 하다. 내 돈 주고 뺨맞는 격이다.


'빌려준 사람이 빌어 쓴 사람보다 기억이 좋다.' 이러한 영국 격언처럼 빌려준 사람은 정확한 날짜와 되돌려 받아야 할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게 마련이다.


그만큼 내 돈이 아깝기 때문이다. 그 아까운 돈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봐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일을 나서서 할 필요도 없고, 만들 이유도 없다. 그러니 처음부터 돈은 빌려 쓰지 않고, 빌려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돈은 꾸어도 안 되고, 꾸어 주어도 안 된다. 빌려주면 돈도 잃고 벗도 잃는다. 꾸면 절약하는 것이 바보짓같이 보인다." W.셰익스피어의 <햄릿> 중의 한 구절이다.


돈에 관한 한 절대적인 법칙은 단 하나 뿐이다. 불편하지 않을 만큼 있는 게 좋다는 것이다. 돈은 없어도 불편하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된다.


돈이 없는 사람은 두발을 쭉 뻗고 잘 수 있지만, 돈 많은 사람은 웅크리고 잘 수밖에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없는 쪽보다는 있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일단 돈은 있고 봐야 한다. 바로 이것이 빚을 져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아들과 딸 그리고 옛 직장의 후배들에게 보내는 삶의 메시지입니다.

2007.09.17 18:36ⓒ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아들과 딸 그리고 옛 직장의 후배들에게 보내는 삶의 메시지입니다.
#빚 #부채 #자산 #돈 #신용불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3. 3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4. 4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5. 5 윤석열·오세훈·홍준표·이언주... '명태균 명단' 27명 나왔다 윤석열·오세훈·홍준표·이언주... '명태균 명단' 27명 나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