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는 오래가지 못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은 철저히 버림받고 있다.

등록 2007.09.19 17:47수정 2007.09.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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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이제 3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원내 제1당의 국민경선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은 여전히 관심이 없습니다. 특정후보가 6년내내 만들어둔 조직만이 설치고 있을 뿐입니다. 본래 그렇게 짜여진 것을 알고도 참여해서 모욕을 당하고 있는 후보들의 개념없음이 짜증날 정도입니다.

 

신당의 경선이 왜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할까요?

 

대통합 민주신당이 창당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열린우리당을 왜 허물어야 했는지 정치인들의 주장만 있을 뿐 국민의 동의는 없었습니다. 여러 세력이 합치는 형식은 있었으나 왜 합치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국민에게 제시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경선룰이 이해할 수 없는 구태정치의 전형이었습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아무나 등록할 수 있도록 만든 경선이 대명천지에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민주주의를 한다는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140석이 넘는 의석을 보유한 정당이 이런 짓을 하는데 이해해줄 국민이 있겠습니까? 심지어 대통령의 인적사항을 누군가 도용하여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정당이 국민에게 무슨 감동을 주겠습니까?

 

지지율이 그토록 낮은 후보들과 정당에 누가 선거인단으로 참여하겠습니까? 후보들과 각 캠프에서 동원한 사람들만 참여할 것이 뻔한 일입니다. 결국 참여율이 저조하니 대리접수라도 해서 숫자를 불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처참한 20%미만의 투표율로 귀결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적 동원이라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국민의 지지와 상관없이 동원능력을 시험하는 경선이 됐습니다.

 

처음부터 잘못 시작된 것입니다.

 

그 당의 창당자체가 명분도 없고 당위성도 없으며 정체성도 모호한 것이었습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지율이 낮은 열린우리당을 깨고 그보다 더욱 기형적인 정당을 만든다고 지지율이 올라가나요?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 노력한 결과물로 탄생한 정당입니다. 누구는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누구는 후보라도 되고 싶어서, 누구는 줄 잘서서 다음 총선의 공천이라도 확보하려고 만든 정당에 불과합니다.

 

경선을 하려면 경선룰을 민주적으로 정했어야 합니다. 유불리를 떠나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했어야 합니다. 대리접수는 철저히 막았어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전화도 있는데 누군가 대신 접수하는 일을 허용한 것은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입니다. 대리접수는 대리투표와 그리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접수를 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이죠.

 

또 원하는 사람은 모두 투표할 수 있다는 룰도 웃기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극단적으로 한곳에서 몰표를 받으면 다른 모든 곳에서 한표도 얻지않고도 당선이 가능한 경선입니다. 선거인단이 300만이라고 하더라도 특정지역에서 150만을 등록하여 한후보가 독식하면 승부는 끝나고 맙니다. 그러한 룰을 누가 국민경선이라 할 것입니까? 유권자의 비율로 선거인단을 추출해서 치루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 룰에 대하여 합의도 없이 모두 일단 뭉치자는 방식의 통합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하는 일입니다. 거기에 참여해서 결과적으로 들러리를 서고 있는 후보들의 한심하고 무능한 태도가 지겨울 뿐입니다. 그렇게 될 것을 모르고 참여했다면 멍청한 것이고, 알고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주제파악을 못한 것이죠. 어떤 쪽이건 비판받아 마땅한 일을 한 것입니다.

 

결국 찢어질 운명이다.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구태정치도 문제고, 그것을 균형감있게 설계하지 못한 당지도부의 무능 또는 편파성도 문제가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당이 오래가지 못할 일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끼리 모이면 이해관계가 항상 충돌할 수 있습니다. 정치만 그런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모이면 그러한 이해상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공정하고 균형잡힌 룰을 시작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서로 이해상충과 갈등이 발생하면 정해진 규칙과 원칙에 충실한 쪽이 명분을 얻습니다. 당이 깨지지 않고 지탱될 수 있게 만드는 장치가 바로 체계있는 당헌가 당규입니다. 그리고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당원들의 존재입니다.

 

열린우리당의 경우는 당헌과 당규가 균형있게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을 불편하다고 흔들고 허물었던 사람들이 문제였던 것이죠. 그런데 그런 반칙세력이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당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3년 8개월만에 간판을 내렸습니다.

 

대통합 민주신당은 당헌당규도 허술합니다. 지탱해줄 당원들도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동상이몽을 꿈꾸는 세력들간의 정치공학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선이 끝나면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서로 버팀목이 없어서 무너질 것입니다. 차기 총선까지 버틴다 하더라도 총선후 곧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이 민주적 원리로 운영되고, 상향식으로 리더쉽을 세우는 일도 중요합니다. 또 정책적 유사성이 높은 정치인들이 모여서 함께 해야 합니다. 기둥도 세우지 않고 벽을 치고 지붕을 씌운들 지탱할 길이 없습니다. 정책을 잘못해서 국민의 외면을 받으면 반성하고 다시 잘하면 되는 것입니다. 당을 허물고 다시 만든다고 국민이 속아줄 것이라는 생각은 유치하기 그지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 인터넷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2007.09.19 17:47ⓒ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노사모, 인터넷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신당 경선 #대통합 민주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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