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다문화축제 기획회의 모습각 단체별 행사 준비를 점검하고 협력할 부분을 찾는 회의
고기복
그렇게 진행된 축제는 대한민국의 100만 이주민, 용인의 1만 2천 이주민이 ‘이미’ 우리 안에,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행사였다.
이번 축제는 저 출산, 고령 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열린사회, 다문화사회로 바로 서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타문화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교육적 계기가 되었다. 또 시민들에게는 노동력을 부르면 ‘사람’이 들어온다는 평범한 진리와 함께 이주민들을 이방인이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심적 준비를 하는 기회를 부여했다고 본다. 또한 지역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관계공무원들에게는 다민족·다인종사회에 요구되는 제도와 규범을 하루 빨리 정립할 시기가 되었음을 알려줬으리라 본다.
행사주최 내부의 이러한 평가 외에도, 타 지역에서 문화관광부 후원으로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이주민 관련 행사 단체들로부터는 ‘참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평을 받았고, 앞으로 행사를 준비 중인 단체들로부터는 기획단계로부터 행사를 마치기까지의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한 성과는 밤을 새고, 머리를 싸매며 행사를 준비했던 기획팀 스태프들의 헌신과 휴일에도 근무를 시키기 원하는 고용주들의 눈총을 받아가면서까지 행사 주체로 나서줬던 이주노동자들의 열정적인 참여 외에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면에서 축제를 마친 지금,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열정과 헌신’이 어우러진 축제는 ‘누가 10원짜리 동전 하나 그저 건네주지 않아도 쓰레기더미 위에서도 밤새 춤을 추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 반면, 유감스럽게도 세상에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정해진 시간마저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자발성과 열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