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위한 남북의 굳은 협력의지 확인해야

대구에서 밤길을 헤쳐 달려온 통일운동단체 상근자의 바램

등록 2007.10.02 09:28수정 2007.10.0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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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열리는 2차 정상회담을 앞둔 내 마음은 무척이나 설렌다. 우리민족 성원이면 모두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크겠지만 대구에서 평화통일운동단체 상근자로 30대를 온전히 보낸 나에게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는 남다르다.

 

"잘 되어야 할텐데"

"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의 진전에 큰 도움이 되어야 할텐데" 

 

이런 저런 기대와 우려로 벌써 며칠전부터 내마음은 대구를 넘어 서울로 평양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2001년과 2004년, 2005년과 2006년 네번의 다녀온 평양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랐다.

 

조금은 초라한 평양순안공항의 모습이 떠올랐고 엄청난 규모의 인민대학습당과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의 모습이 떠올랐다. 냉면맛이 일품인 옥류관과 다양한 고기맛을 볼 수 있고 즉석공연으로 흥이 나는 민족식당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러나 무엇보다 또렷이 떠오르는 것은 평양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이었다. 2001년 처음 평양방문때 의남매를 맺은 김성애누님의 얼굴도 떠올랐고 묘향산에서 애틋한 마음을 나누었던 전명옥 강사의 얼굴도 떠올랐다. 올 초 평양통일자전거대회때 4박 5일간 정을 나눈 김일성대 오강철 교원의 얼굴도 떠올랐다.

 

'모두 잘 지내고 있겠지'라는 생각과 더불어 평양의 이들 모두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와 같이 설레이는 마음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대구에 머룰러 있을 수 없었다.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며 밤차에 몸을 실고

 

'내일 아침 평양으로 향하는 노무현대통령을 환송해야겠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을 지나가는 길에서나마 전달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자 내 몸은 벌써 동대구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10시 10분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2시간도 안되어 도착할 서울행 KTX안에서 몸은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썼던 기사가 생각났다. 그때도 나는 며칠동안 설레는 마음으로 정상회담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바램을 기사를 통해 표현하였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망하여 결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대통령 두분의 건강을 기원한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이밤 건강히 보내시고 당당히 내일 만나 악수하시라. 아니 포옹하시라"
"민족의 앞날에 대한 희망찬 가슴으로 굳게 안으시라"

 

'그래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두분의 힘찬 포옹을 기대해봐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12시가 넘어 서울역에 KTX가 도착하고 있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과 북의 굳은 협력의지 확인해야

 

오늘 아침 7시면 나는 노무현대통령의 평양행을 환송하러 갈 것이다. 단순히 노무현대통령 개인의 무사귀환이 아니라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기원하기 위해 아침잠을 설치며 나갈 것이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런 저런 주문이 많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경제협력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과 비핵화등을 중요한 의제로 거론하고 있다. 서해평화벨트도 거론되고 있고 제2의 개성공단 건설도 제안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상회담의 정례화와 통일방안에 대한 진전된 합의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한반도평화선언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위해 다 필요한 의제들이고 소중한 합의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해나가자는 의지의 확인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지난 2000년 어렵게 잡은 남과 북의 손을 절대 놓치 말고 한반도 평화의 실현과 통일조국의 그날까지 굳게 협력해나가자는 약속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다. 지난해 10월 9일 북핵실험이후 불어닥친 위기를 넘어 다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했던 것은 어렵게 잡은 남과 북의 손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함께 일구어 온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지 않았기에 지난해 한반도에 불어닥친 위기국면을 넘어 지금의 평화국면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두분이 무엇보다 먼저 이런 합의를 하기를 기대해본다. 2000년 이후 우리가 걸어온 평화와 통일의 민족사를 결코 되돌리지 말자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남과 북이 힘들게 잡은 손 결코 놓지 말자고. 

2007.10.02 09:28 ⓒ 2007 OhmyNews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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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기자는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언론개혁과 지역감정 타파 냉전체제 해체에 관심이 많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는 평화, 통일운동 전문 시민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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