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비밀접촉 리호남, 대기업 간담회 대표로 참석

[단독] 남북정상회담 부문회담 대표로 참석... 정상회담 '산파역' 주목

등록 2007.10.14 15:38수정 2007.10.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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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호남 내각참사 리 참사(왼쪽에서 두번째)는 정상회담 이틀째에 열린 경제인(대기업 총수) 간담회에 북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 MBC 화면 캡춰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안희정씨의 대북 비밀접촉 채널이었던 리호남 북한 내각 참사가 2007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기업 부문 간담회에서 북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오마이뉴스>가 회담 영상기록 화면과 회담 참석자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리호남 참사는 정상회담 이틀째인 지난 10월 3일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열린 특별수행원들의 대기업 부문 간담회에 '리철'이라는 이름과 '민경련 참사'라는 직함을 내걸고 참석했다. 

안희정씨와의 비밀접촉이 공개되어 논란에 휩싸인 그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분야별 공개회담에 대표로 참석했다는 것은 그의 건재함과 동시에 사실상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수행했음을 과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왜냐하면 북측 대표단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존재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그의 대남 비선(안희정) 접촉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음을 의미하며, 정상회담이라는 사안의 성격상 그런 접촉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인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리호남 참사는 안희정 비밀접촉 상대역이자 이화영-이해찬 의원 방북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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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호남 참사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안희정-이화영 의원과의 첫 비밀접촉 채널의 창구역이다. ⓒ 김당

리 참사는 지난해 10월 20일 베이징에서 안희정씨가 남북정상회담 및 특사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비밀 접촉했던 북측 상대역으로, 안씨의 대북 비밀접촉 사실은 지난해 11월 9일 <오마이뉴스>의 보도로 처음 밝혀진 바 있다.

<오마이뉴스>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뢰를 받는 핵심(측근) 인사들이 북한 핵실험 이후인 10월 20일경 베이징에서 연쇄 접촉을 갖고 6자회담 복귀 일정 및 향후 정상회담 추진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안희정·이화영 의원과 접촉한 리호남 참사는 그후에도 이화영 의원의 방북(12월)과 이해찬 의원의 방북(3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따라서 안희정-리호남 비밀접촉은 2007 남북정상회담 추진 채널이 '비공식 라인'에서 '공식 라인'으로 넘어가기까지 중요한 '산파역'을 했던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 9월 베이징에서 기자와 만난 리 참사는 "정상회담이 굉장히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거야 '안'(안희정씨)을 만난 그때부터 (추진)한 거죠"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 "그때부터 시작한 것이 마지막에 다 정해져서 몇 사람(김만복 국정원장과 서훈 3차장 등)이 들어와서 수표(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리호남 참사, 정상회담 남북 경제인 간담회에 '민경련 참사 리철'로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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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간담회 남측 대표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가운데)을 단장으로 해서 주로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했다. ⓒ MBC 화면 캡춰


한편 지난 3일 대기업 부문 간담회에는 남측에서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단장으로 해서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이구택 포스코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7명이 대표로 참석했고, 북측은 한봉춘 내각참사를 단장으로 해서 리호남 참사 등 5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외에도 간담회에는 회담 안내 및 기록을 겸해 남측은 재경부의 안모 국장이 배석했고, 북측 역시 관계자 1명이 배석해 기록을 담당했다.

리씨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민경련(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 리철'로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씨는 전에도 종종 남측 기업인들에게 자신을 '민경련 참사'로 소개해 왔다. 그러나 남북 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리씨의 현재 직함은 내각참사다"고 귀띔했다.

리 참사는 이 자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방북 명단에 포함된 것에 관심을 표시하는 한편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큰 기업이 통 크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북사업을 벌여주기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부문별 회담 기록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대북 협력, 경제 협력 투자 확대 방안 그리고 서로 경제 협력 방식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총수가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상견례와 탐색전의 성격을 띠고 있을 뿐 실질적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리호남 #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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