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야 한다... 국가보안법과 보안수사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공소시효배제특별법 제정연대, 올바른과거청산을위한범국민위원회가 16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프레스룸에서 공안기관 반인권범죄 보고서 출판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다.오마이뉴스 이경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공소시효배제특별법 제정연대, 올바른과거청산을위한범국민위원회가 16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프레스룸에서 공안기관 반인권범죄에 대한 첫번째 보고서. '없애야 한다- 보안수사대편' 출판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보고서 출판을 후원한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남북 정상이 두 차례에 걸쳐서 만나는 시점에 아이러니하게도 반인권 국가범죄의 근거였던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남아있고 공안기구들은 여전히 이를 통해 배를 불려가고 있다"며 "17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국가보안법 폐지와 반인권국가범죄를 막기 위한 공소시효배제 특별법 제정, 그리고 공안기관의 기구 재편 및 해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장은 "여전히 보안수사대를 비롯한 공안경찰을 성역의 위치에 올려놓은 채 권력 남용을 방치하고 있으며, 또 다른 국가범죄의 재발을 막을 장치 또한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며 "이제 야만의 시대를 끝내고 인권이 살아 숨쉬는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의 대공분실. 보안수사대의 공안탄압 여전해

▲지난 2004년 12월 31일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가 무산된 가운데 마지막 촛불문화제가 여의도 국회앞에서 국가보안법폐지국민단식농성단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현재의 보안수사대는 과거 고문과 조작으로 악명이 높았던 대공분실로 불리던 곳이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김근태 고문 사건 등으로 남영동 대공분실 등이 국민적 여론과 비판에 직면하게 되면서 보안수사대의 규모가 일부나마 축소됐고 남영동 대공분실은 폐쇄됐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전히 과거 공안탄압의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민주노총과 구속자노동자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양심수와 구속노동자 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김영삼 정부에는 총 623명, 김대중 정부에는 총 892명.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는 지금까지 양심수 898명이 구속됐다.

사회를 맡은 박래군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정책기획팀장은 "공안탄압이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예산과 인력이 과중하게 배치된 보안수사대가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검거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만 전국 각지의 35개 경찰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200명 이상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이 검거 실적이 없다. 그런데도 인건비를 제외한 경찰보안국의 정보사업예산 집행액은 1년 당 200억이 넘게 배치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2002년 이후 각 보안수사대별 검거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5년 간 검거된 전체 356명 중 구속된 사람은 그 절반도 안 되는 174명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6년간 고통받아왔는데 공소권이 없다니"

▲진실화해위는 5일 반국가단체 아람회 사건이 경찰의 고문으로 조작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공소시효배제 특별법 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인 이덕우 변호사는 "과거 국가권력을 빙자해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공소시효 제도를 악용해서 버젓이 활개치고 다니고 있다"며 "앞으로 반인권적 국가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자체를 적용하지 않도록 해 소멸시효라는 변명을 하지 못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법안을 마련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에도 공청회조차 열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수많은 반인권 국가범죄 피해자를 양산시킨 법적 토대인 국가보안법 폐지와 피해자들을 구할 수 있는 공소시효배제특별법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이번 보고서를 시작으로 과거 공안기관들의 범죄를 기록하고 정리해 이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기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에는 아람회 조작 사건, 오송회 조작사건, 신귀영 간첩조작사건 등 사법부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등에 의해 밝혀진 보안수사대 반인권범죄 사례 8개가 실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람회 조작 사건 피해자인 박해전씨는 "5.18 항쟁 때 전두환 일당의 광주학살을 심판하자는 내용의 유인물을 냈다는 이유로 반국가단체로 규정받고 26년 동안 고통을 당해왔다"며 "국가보안법 피해자, 국가에 의한 반인권적인 국가범죄 피해자로서 너무나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지난 7월 진실화해위원회가 아람회 사건을 강제연행 · 장기구금 · 고문 등을 통해 조작한 사건으로 규정해 9일 서울지방검찰청에 전두환 일당을 고소했지만 공소권 없음이라는 대답만 들었다"며 "이런 부당한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11월 남북총리회담 전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17대 국회에서 공소시효배제 특별법 제정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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