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2007 대선, 유권자는 불행하다

등록 2007.10.16 18:45수정 2007.10.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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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세월은 흘러서 2007년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다.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종합 비리세트 후보, 이리저리 왔다갔다 철새후보들, 그리고 판세가 어수선한 틈을 타서 슬그머니 욕심을 내는 얌체까지 망라된 대선후보군의 대진표가 짜여졌다.

 

도무지 선택의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는 유권자의 심정은 불행하다. 왜 이렇게 돌아가는 것일까? 이렇게도 쓸만한 정치인이 없었단 말인가?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는 선거가 곤혹스러울 지경이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 차선도 없으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데 모두가 최악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몇가지 우리 정치의 좌표를 그려본다. 어떤 정치가 좀 더 발전된 형태일까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현실은 답답하지만 그래도 먼 후일에 실현해야할 정치적 지향점 정도는 그려두고 싶기 때문이다.

 

첫째, 지역구도의 극복이다. 사실 각종 선거마다 지역별로 대결하는 양상이 있는 한 그것에 편승하여 얻을 정치적 이익이 대단히 커진다. 대강 신의없고, 원칙없는 정치를 해도 지역적 지지기반만 유지하면 통하는 정치를 혁파해야한다. 지역별로 독식하는 정치는 민주주의의 착근을 막고 있는 조악한 토양이다.

 

둘째, 책임정치의 원리구현이다. 선거때면 정당들이 생기고 이합집산을 한다. 이리저리 눈치보며 당적을 옮겨 다닌다. 국민이 정책적 오류나 실정에 대하여 책임을 묻고 싶어도 객체가 불분명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책적 성공에 대하여 밀어주고 싶어도 대상이 명료하지 못하여 애로를 겪는다.

 

셋째, 우편향의 완화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념좌표상 우측 극단에 서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꾸 오른쪽으로 가자고 한다. 양극화가 문제라면서 더더욱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치세력이 득세하고 있다. 이념대결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은 좌우의 중간쯤에서 발전을 도모한다는 의미인데 오른쪽으로 휩쓸리는 것으로 해석한다. 진보정치의 싹을 키워야한다.

 

넷째, 한반도의 평화를 지향할 때이다. 남북이 점점 평화공존을 모색하고, 북미간에도 화해의 기운이 감돈다. 한반도의 평화와 공영의 토대를 확실히 놓아야 할 시기가 도래하였다. 냉전적 사고와 그런 대결의 틀을 서서히 걷어낼 때이다.

 

다섯째, 정당들의 구조적 민주화를 진전시켜야한다. 지역적 지지기반을 가진 일인보스가 만들고 지배하는 정당은 없다. 일인 지배정당이 사라진 자리에 아직은 어정쩡한 과두체제가 대체하고 있다. 계파를 만들고, 조직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정치장사하는 수장들이 서로 연합하여 정당을 만들고 부수고 하는 것이다. 확실히 과두체제보다는 상향식 지배구조를 갖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뿌리를 내려서 오래 지속돼야 책임정치도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원칙적 이상을 설정하고 보니 지지할만한 대선후보는 하나도 없다. 지지할만한 정당도 없으며, 정치인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이 불행한 우리정치의 현실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으니 간략한 몇가지 원칙만이라도 세워두고 정치를 평가해야 한다. 그 평가를 기준으로 골라서 심판하거나 지지해야 한다.

 

최악의 후보들만 난립하는 현실이 아프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선별하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정치는 곧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시절에도 지금의 정치를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태함과 냉소주의는 정치를 한치도 발전시키지 못한다. 최악중에 미세한 차이라도 구분하여 지지하도록 노력할 뿐이다. 불행한 대한민국의 유권자인 것이 못내 답답할 뿐이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2007.10.16 18:45ⓒ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노사모, 시민광장에 함께 올립니다.
#대선후보 #비리정치 #철새정치 #얌체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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