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고향집엔 어머니 혼자 계십니다. 사람이 그리운 어머니께선 울 안의 넓은 공간을 모두 파헤쳐 남새밭을 만들어 놓고 이것저것 많은 것을 심어 놓았습니다. 큰사진보기 ▲쪽파양태석 그중에 파가 보기도 좋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나물을 좋아했던 난 저 파를 보니 파나물이 생각납니다. 큰사진보기 ▲마늘양태석 겨울을 나야 할 마늘이 너무 웃자란 것 같습니다.강정(强精), 강장(强壯), 혈액순환개선, 해독, 살균, 항암 등 먹어서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마늘이 이렇게 잘 자라 있습니다. 마루에 앉아 마늘 하나 뽑아 고추장에 꾹 찍어 물에 말은 밥과 함께 우두둑우두둑 깨물어 먹던 생각도 납니다. 내년에도 좋은 수확을 기대해 봅니다. 큰사진보기 ▲양파양태석 양파는 좀 시원치 않은 것 같습니다. 축 늘어져 별로 활기가 없어 보입니다. 풀이 나지 않도록 바닥에 비닐을 깔아 정성을 들인 것으로 보아 눈보라 휘몰아치는 겨울날을 잘 참고 견딘다면 많은 수확이 있으리라 봅니다. 큰사진보기 ▲제비콩양태석 보리수나무(일명 파리똥나무)를 타고 올라간 콩깍지의 색깔이 보기 좋습니다.콩밥을 유난히 좋아하던 난 고추밭 고랑에서 자란 강낭콩 밥을 참 좋아해 시골에 살 땐 콩밥이 아니면 밥을 안 먹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콩밥을 좋아하는 자식들을 위해 하루도 안 빼놓고 콩밥을 지으신 어머니의 정성 그러나 지금은 내 자식들이 콩밥을 싫어해 나도 덤으로 콩밥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오이양태석 늦가을인데 오이가 있습니다. 씨받이 감도 안 되었나 봅니다.내년에 심을 오이씨는 벌써 여름날의 뜨거운 햇볕에 말려져서 이름표가 붙은 하얀 봉지에 싸여 집안 어디엔가 매달려 있을 것입니다.사람이나 오이나 때를 잘 타고나야 하는가 봅니다. 때를 잘못 태어난 오이 눈길 주는 이 없어 홀로 된 채 외롭게 늙어 갑니다. 큰사진보기 ▲김장마늘양태석 올여름 거두어 들인 마늘이 접으로 묶여, 다 쓰러져가는 행랑채 양지쪽에 매달려 한풀 꺾인 가을 햇살에 그래도 잘 마르고 있습니다.멀리 있는 자식들 주려고 아껴 놓은 것 같습니다.김장 때가 되면, 바쁘다는 핑계로 시골에 못 내려가는 자식들을 위해 저 마늘이 어머니의 정성과 함께 배달되어 올 것입니다. 큰사진보기 ▲돌미나리양태석 돌미나리가 텃밭 한구석에서 때깔 좋게 자라고 있습니다.끓는 물에 살짝 데쳐 된장이나 고추장 넣고 버무리면 금세 나물이 되어 밥 한 그릇 뚝딱 일 것 같아 입 안에 군침이 저절로 돕니다. 큰사진보기 ▲머위양태석 머위가 아직도 담장 밑에서 자라고 있습니다.먹음직스런 잎을 벌레들이 다 파먹은 것을 보니 정말 농약 안 친 웰빙식품입니다.옛날 봄이 되면 식곤증이 생겨 입맛이 없을 때 나물 하여 먹으면 그 쓴맛으로 말미암아 입맛을 찾곤 했었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큰사진보기 ▲대나무양태석 아직도 뒤뜰에는 대나무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어렸을 적 저 대나무 하나면 못 만드는 것이 없었습니다. 대나무로 연살을 만들어 방패연에 꼬리 달린 연도 만들고, 물총에 딱총, 잠자리채 만들어 곤충채집도 하였습니다.고구마나 고추모 온상을 하는데도 필요하고, 고춧대 바로 세우거나 못자리를 하는데도 꼭 필요합니다.대나무는 요모조모로 쓸모가 많아 농촌생활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용한 나무임에 틀림없습니다. 큰사진보기 ▲감양태석 대나무밭 가의 감나무엔 감이 탐스럽게 익었습니다.보기는 참 좋은데 그러나 어머니의 등 굽은 몸으론 따 드실 수 없을 것 같습니다.누군가 자식 중 한 사람이 들러서 따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때맞춰 시간을 내기가 다들 쉽지 않은가 봅니다.뒤뜰에 단감도 가지가 부러지게 열렸는데 어머니의 손이 닿는 곳만 수확하여 드시고 계십니다.어머니도 이제는 지치신 것 같습니다. 감 따다 먹으라는 성화가 작년 같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올해는 그냥 까치밥으로 놔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큰사진보기 ▲옥수수양태석 바싹 마른 옥수수가 빨랫줄에 일렬로 늘어서서 내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씨받이로 쓸려나 봅니다.여름에 자식들이 자주 들려 갖다 먹어야 하는데 다들 시간을 내기가 녹록치 않은가 봅니다.어머니는 혹시라도 자식 중에 누군가가 손자들을 데리고 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약속도 없는 내년을 다시 기약해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큰사진보기 ▲수수목양태석 수수목을 모아 놓았습니다. 빗자루를 매려고 한 것 같습니다.수수비를 만들어 방도 쓸고 부엌바닥도 쓸고 때로는 싸리비를 대신하여 흙마루(土房)도 쓸곤 했었는데, 그러나 이젠 어머니의 힘으론 수수비를 엮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아마도 아버지께서 묶어 놓은 것 같은데, 아버지는 이미 저세상으로 가신 지 10년도 훌쩍 더 넘기셨습니다. 큰사진보기 ▲장독양태석 장독대에 있는 그릇들의 뚜껑을 열어보니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재래식 음식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보기에도 군침이 돕니다.말 그대로 웰빙식품들이 시골 장독대엔 가득한데 바쁘다는 핑계로 가져다 먹지도 않고 오히려, 어머님이 정성들여 만든 음식이 짜고 쓰다 생각되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젠 어쩔 수 없이 현대의 먹을거리 문화에 길들은 사람이 되었나 봅니다. 큰사진보기 ▲절구통양태석 돌로 된 절구통, 어머니께서 시집온 후 계속하여 사용하셨으니 어머니의 따스한 체취가 묻어나는 절구통임이 틀림없습니다.3대가 모여 사는 시절 대가족의 끼니를 위해 하루도 안 거르고 매일같이 저곳에 보리 방아, 고추 방아 찧으며 고추보다 더 맵다던 시집살이를 이겨내던 어머니의 손때와 애환이 깃든 절구통입니다.어머니! 그 따스한 품이 그리운 가을의 끝자락입니다. 언제나 바쁘다는 핑계 떨쳐 버리고 자주 들려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아직도 나이를 얼마나 더 먹어야 이 자식은 철이 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고향집 추천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양태석 (yts5209) 내방 구독하기 서예가 겸 작가 이 기자의 최신기사 취미로 시작하여 서예작가가 되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AD AD AD 인기기사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고향집엔 어머니 혼자 계십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18년 된 헌 아파트, 직접 고쳐 쓰니 새집 같습니다 윤석열·심우정·이원석의 세금도둑질, 그냥 둘 건가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