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직접 출연해보니 연출된 것 많다

박철, 옥소리 부부 "잉꼬부부 아니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등록 2007.10.30 09:46수정 2007.10.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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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영화와 선우은숙의 이혼을 계기로 요즘 연예인들의 이혼문제가 연예계의 핫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탤런트 박철, 옥소리의 재산분할을 둘러싼 이혼소송기사가 불길처럼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옥소리씨가 부부생활 등 지극히 사적인 문제를 기자회견에서 밝히고 같은 날 간통 문제 등 이를 반박하는 박철씨의 기자회견도 있었습니다.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요?

 

박철, 옥소리 부부, 그동안 토크쇼 등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살아가는 다정한 이야기들로 토크쇼에서 부부애를 과시하며 애정을 거침없이 꽃피웠지요. 그들 부부에게는 늘 꼬리말처럼 따라붙던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잉꼬부부”였지요.

 

이들이 나오는 토크쇼를 보는 시청자들은 방송에 나온 것처럼 잉꼬부부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옥소리씨는 기자회견에서 그 “잉꼬부부”가 “연출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송에서는 그렇게(나쁘게) 나가서는 안된다고, 박철씨가 그것을 자제시켰다고 밝히면서요. 여하튼 결론은 이들 부부가 토크 쇼 등 방송에서 보여줬던 잉꼬부부의 모습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번 공방을 치르면서 밝혀진 셈입니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어떤 현상.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제 경험담을 토대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지난 2003년에서 2005년까지 저희 부부는 텔레비전에 7번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쓴 기사가 화제가 되면서 한 방송사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으로 다른 방송사에서 섭외가 들어와 비슷한 테마로 출연을 한 것이지요.

 

저희 부부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은 휴먼 다큐멘터리, 토크쇼, 시사프로그램, 교양 프로그램 등이었습니다. 저희를 촬영하는 PD가 6mm 카메라를 들고 열흘 내내 따라다니며 저희 부부의 생활사를 진솔하게 담기도 했습니다. 카메라 신경쓰지 말고 평상시 하던 대로 일상생활을 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실제 촬영은 자연스러운 것보다 연출된 것이 더 많았습니다. “이렇게 해야 시청자들이 더욱 더 감동스러워한다”며 촬영하고 또 다시 촬영하고…몇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심지어는 아내가 눈물 흘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실은 눈에 물을 바르고 촬영한 것입니다. 물론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아내가 정말 우는 줄 알았겠지요. 더 진한 감동을 위해 촬영할 때 ‘가장 자연스럽게 연출’해야 한다는 것이 담당 피디의 말이었습니다.

 

여러 번 방송 출연을 하고 난 후 어느 정도 방송의 생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시청자들의 호응,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촬영한다”고 해 놓고 상당 부분을 연출해야 하는 제작자들의 처지도 이해가 되지만, 정말로 내키지 않는 부분도 많으니까요.

 

여하튼 이번 탤런트 박철, 옥소리씨의 진실공방을 보면서 방송에서 보여주는 많은 것들이 결코 ‘진실’만은 아니라는 것을 제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기술해보았습니다.

 

요즘에 방영되는 휴먼 다큐 프로그램들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눈물 쥐어짜기 식’의 이른바 ‘인간극장’ 혹은 ‘인생극장’식으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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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우리 부부 ⓒ 윤태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우리 부부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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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중인 아내 ⓒ 윤태

촬영중인 아내 ⓒ 윤태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10.30 09:46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TV출연 #연출 #박철 옥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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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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