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재활용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뒷면은 색을 칠하지 않았다.
안소민
- 이 차는 무엇인가?
"이것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지프니'다. 지프니는 필리핀에 주둔했던 미군들이 떠나면서 남기고 간 군용차를 필리핀 사람들이 나름대로 재활용해서 만든 것이다. 이 지프니는 필리핀 사람들의 재활용 정신과 창의력을 잘 보여주고 있는 문화 중의 하나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 지프니도 이불로 만들어 보았다. 역시 버려진 이불과 양탄자, 카펫트 등을 기워서 만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차 뒷면은 색칠하지 않고 이불 그대로의 모습을 남겨두었다."
- 쉽게 갈수도 있는데 굳이 이런 방법들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대나무, 이불, 빨랫줄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을 택한 이유는 문화 역시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그 안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도표나 스크랩, 전시물 등 뻔하고 획기적인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그 문화의 속성과 연관되는 것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보여주면 훨씬 재미있고 인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 이 '지프니'도 직접 만든 것인가. "그렇다."
- 대나무 발 그림이나 지프니, 한눈에 봐도 수월한 작업은 아니었을 것 같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나."만드는 것 자체도 어려웠지만 기획하는 것도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한 것이었다. 특별히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기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했다. 시간이나 노력이 많이 들긴 했지만 그만큼 즐거움과 보람도 컸다."
- 이 스티로폴 인형은 무엇인가?"이것은 지난 여름 행사(가족Ⅱ)때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나'의 모습을 자기가 직접 만든 뒤 가족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와 존재에 대해서 직접 얘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인형을 가지고 저 스크린 뒤편에서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거다. 꼭 이주여성이 아니더라도 가족 안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깨닫는 소중한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