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지식채널 e>가 다루는 주제는 그야말로 방대하다.
EBS
<지식채널 e>는 우리가 사전적 의미로서 알고 있는 지식의 정의를 거부한다. <지식채널 e>가 보여주는 지식은 교과서에 적혀있는 형식화된 정보의 암송이 아닌, '가치'에 따른 문제의식이다.
제작진들이 생각하는 '가치'가 포괄된, 전 방위적 주제를 시청자들에게 그냥 내 던짐으로써, 시청자 각자의 가치관에 따른 주관적 지식을 이끌어내는 특이한 방식을 취한다.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지식채널 e>에는 정작 지식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주제만이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주제에 따른 지식의 완성은 결국 보는 사람 각자의 몫이기 때문에 <지식채널 e>가 제공하는 지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주류적인 그것과는 거리가 있는, 즉 완성되지 않은 비완성의 지식으로 그 개념을 프로그램 안에서 재정의한다.
주류적 지식을 거부한다!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가 장애인 복지사업 외에 자본주의 타파를 위해 사회운동을 했던 일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참 언론인이 아닌 타블로이드의 얼굴로 기억하는 조셉 퓰리처(Joseph Pulitzer)의 이면을 알고 있는가. 뉴스 미디어 조직 내에서 기자나 편집자와 같은 뉴스 결정권자에 의해 뉴스가 취사선택되는 과정을 뜻하는 게이트 키핑에 의한 언론조작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스스로 밑바닥 인생을 택하고 신념을 위해 총을 들었던 소설가 조지 오웰(Eric Arthur Blair)의 투쟁을 아는가.
이 생소한 모든 것들은 <지식채널 e>가 다루었던 주제의 일부분이다. 이처럼 <지식채널 e>는 그동안 우리가 어쩌면 당연하게 '그렇다'라고 알고 있는, 혹은 믿고 있는 것에 대한 지식의 이면을 제시한다. 이러한 것들은 언론이나 학교에서 굳이 묻지 않는 한 이야기해주지 않는 지식인 동시에, 반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식의 이면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매우 다양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높은 시청률과 영향력을 자랑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주제로 채택되지 못한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여기서 <지식채널 e>의 가치는 발현된다.
아울러 그들은 휴머니즘적 시선에서 우리가 쉬이 놓칠 수 있는 우리 주위의 지식을 말한다. 우리나라 대학생 44%가 내 아버지가 있었으면 했던 것이 '재력'이라는 슬픈 사실과 대학생 56%가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이 '사랑합니다'라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사실은 몰랐던 우리들의 지식이다.
이처럼 5분 정도의 짧은 방송시간과 마치 공익광고를 연상시키는 특이한 편성을 자랑하는 <지식채널 e>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식의 이면을 상기시키고, 알면 도움이 되는 주류적 지식 대신에 모르면 안되는 비주류적 지식을 시청자들에게 말한다.
다양한 지엽적 주제, 그러나 결론은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