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천안점이 입점하는 천안 야우리백화점 모습.
윤평호
서점업계 골리앗인 교보문고의 천안 진출에 지역 서점들이 울상이다. 지역 서점계에서는 교보문고 천안점 개점의 여파로 문을 닫는 지역 서점이 속출할 것이라는 시름 깊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도서 20만권 갖추고 교보 핫트랙스도 함께 문 열어
지난해와 올해 한동안 천안 진출설이 나돌았던 교보문고가 야우리백화점 입점을 확정하고 다음달 개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야우리백화점 3층 신관에 입점하는 교보문고의 규모는 2899㎡의 면적에 보유 도서는 20만권 정도.
음반, 문구, 팬시전문점 등을 운영하는 교보핫트랙스(구 교보문보장)도 교보문고와 함께 개장한다. 다음달 7일 개점하며 헌책과 새책 교환 등 개점 이벤트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문으로만 거론되던 교보문고의 천안진출이 현실로 임박하자 지역서점들은 깊은 근심에 싸여 있다. 서점간 출혈경쟁은 물론 대형서점으로의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돼 동네서점의 생존은 더욱 험난해질 것이라는 예상.
일부에서는 매머드급 대형서점이 진출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주)아라리오에 서운함도 털어놓고 있다.
지역서점계, "문 닫는 동네서점 속출할 것" 울상 26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종원 천안서점조합장은 “대형서점과 동네서점은 경쟁 자체가 안된다”며 “천안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고 번화한 거리에 입점하는 만큼 소비자 흡인력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지금도 동네서점은 고사직전”이라며 “신부동 일대는 물론 천안역 주변 등에서도 문을 닫는 서점들이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4년 12월 문을 열어 그동안 천안에서 가장 큰 매장을 보유한 서점으로 꼽혔던 대훈서적도 교보문고 출현에 긴장감을 갖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훈서적 관계자는 “천안의 또 다른 곳에 제2매장 개점도 고려했지만 교보문고의 등장으로 재고하게 됐다”며 “도서할인과 마일리지 사용 권장 등 소비자 서비스 향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대훈서적 관계자는 교보문고 등장으로 서점업계의 출혈경쟁도 심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서점 관계자는 “교보문고는 지역에서 수익이 발생해도 모두 본사로 귀속된다”며 “천안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아라리오가 지역자본의 외지유출을 부추기는 교보문고에 자리를 제공한 점이 영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라리오 관계자는 “현재의 지역서점으로는 고객들과 시민들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교보문고가 자체 실시한 시장조사에서도 교보문고 개장에 대한 시민들 반응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교보문고는 대전·충남지역에서는 대전점이 유일했지만 천안 진출을 위해 대전점은 몇 달전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456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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